유전 지대에 있는 원유 펌프잭. (연합뉴스) |
사우디아라비아, 러시아의 원유 감산(減産) 연장으로 국제유가가 고공행진하고 있다. 당분간 국제유가가 더 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유가 상승에 베팅하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한국거래소와 뉴욕상업거래소에 따르면 국제유가는 최근 3개월간 30% 가까이 올랐다. 10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은 90달러를 바라본다. 최근 WTI 선물 가격은 지난해 11월 11일 이후 10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주요 산유국인 러시아와 사우디의 감산 연장 결정이 글로벌 원유 공급 감소 우려를 키운다. 지난 9월 5일 사우디와 러시아는 각각 하루 100만배럴, 하루 30만배럴의 자발적 감산을 12월까지 연장한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국제유가가 100달러를 돌파할 가능성도 조심스레 거론된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가능성이 큰 기본 시나리오가 아니라면서도, 유가 강세장이 펼쳐질 경우 브렌트유 가격이 내년 연말 배럴당 107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봤다.
사정이 이렇자 유가 상승에 베팅하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접근성이 좋은 상품은 원유 관련 상장지수펀드(ETF)다. 9월 7일 기준 삼성자산운용의 ‘KODEX WTI원유선물(H)’,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원유선물Enhanced(H)’ 등의 최근 3개월 수익률은 20%가 넘는다.
유가가 오를 때 두 배로 수익을 내는 원유 레버리지 상장지수증권(ETN) 수익률도 고공행진 중이다. ‘하나 S&P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 ‘삼성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 ‘TRUE 블룸버그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 등의 최근 3개월 수익률은 45% 정도다. 다만 이런 레버리지 상품은 유가가 떨어지면 손실폭이 두 배로 커진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유가 상승으로 정유주 매력도 높아지고 있다. 통상 원유 가격이 오르면 정유사에는 호재로 인식된다. 미리 구입해둔 원유 재고의 평가 가치가 증가해 재무 상태가 개선되기 때문이다. 석유 제품 가격에서 원윳값 등을 뺀 정제마진이 상승해 수익성도 좋아진다.
정유업계에 따르면 지난 8월 평균 정제마진은 배럴당 12.7달러로 7월(6.6달러)의 2배로 올라섰다. 통상 배럴당 4~5달러를 손익분기점으로 본다. 덕분에 GS칼텍스의 지주사인 GS, 에쓰오일, SK이노베이션 등의 주가가 상승세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의 올 하반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1조3911억원으로 흑자전환이 예상됐다. 에쓰오일도 올 하반기 전년 동기 대비 3배 많은 9422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전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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