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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홈쇼핑이 케이블TV에 이어 위성방송인 KT스카이라이프에도 방송 송출 중단 카드를 꺼내 들었다. 송출 수수료 문제에 따른 홈쇼핑 '블랙 아웃'이 도미노처럼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홈쇼핑 업계와 유료방송 사업자 간 송출 수수료 갈등이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홈쇼핑은 KT스카이라이프에 홈쇼핑 송출수수료 협상 종료를 통보했다. 동시에, 채널 종료를 위한 시청자 고지도 시행하겠다고 통보했다.
현대홈쇼핑이 방송 송출 중단의사를 내비쳤지만, 당장 송출이 중단되는 것은 아니다. KT스카이라이프는 현대홈쇼핑이 새롭게 제시한 협상안을 중심으로 다시 협상을 전개할 예정이다. 양측은 새로운 계약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 우선 정부 가이드라인에 맞춰 성실히 추가 협상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홈쇼핑 사업자와 유료방송간 갈등이 위성방송까지 불붙는 양상이다. 시작은 케이블TV사업자다. 앞서 현대홈쇼핑과 CJ온스타일은 LG헬로비전에, 롯데홈쇼핑은 딜라이브 강남 케이블TV에 방송 송출 협상 중단을 통보했다. 올해 재계약을 맺은 홈쇼핑업체가 극히 드문 만큼, 송출수수료 협상 불발 사태는 IPTV 등을 포함한 유료방송 업계 전반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
홈쇼핑은 유료방송 사업자를 대상으로 송출 수수료를 내려야 한다고 지속적으로 요구했다. 매출이 떨어진 만큼 수수료도 인하해야 한다는 논리다. 현대홈쇼핑의 경우도 영업이익이 크게 줄었다. 올 1분기에는 52%, 2분기에는 70%가 급감했다. 비용 절감을 위해 송출수수료 부담을 줄여야 한다는 주장이다.
반면에, 유료방송은 홈쇼핑과 유료방송 플랫폼이 유통 구조상 떼려야 뗄 수 없는 협력 관계로, 홈쇼핑에 대한 일방적인 송출수수료 인하는 곤란하다고 주장한다. 홈쇼핑 사업자는 그동안 신규 홈쇼핑사업자의 자유로운 시장진입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이익을 누려왔다. 유료방송은 특정 산업에 대한 수수료 인하가 방송산업에 전체에 미칠 영향도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홈쇼핑 수수료 인하는 유료방송 업계 매출 감소로 이어져, 일반 채널 콘텐츠 비용으로 지급하는 재원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가장 큰 문제는 시청자에게 피해가 전가된다는 것이다. 특히, 위성방송은 국민의 기본적이고 보편적 시청권 보장이 가능한 유일한 방송 수단으로 공공성과 사회적 책임을 갖고 있다. 블랙아웃이 시청자를 볼모로 삼는 행위라는 지적이 나오는 까닭이다.
상황이 이렇자 과학기술정보통신부도 사업자 사이의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중재에 나섰다. 조만간 홈쇼핑과 유료방송사업자간 계약 공정성을 따지는 대가검증 협의체를 열 예정이다.
김용희 동국대 교수는 “송출 수수료 협의가 시작되기 전에 일방적인 송출 중단 통보를 하는 홈쇼핑의 벼랑끝 전술은 위성방송 시청권을 방해하는 행위로 볼 수 있다”며 “정부가 중재할 의지가 큰 것으로 알고 있는데 역할을 더욱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권혜미 기자 hyemi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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