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최근 서울 서초동 롯데칠성음료 부지를 현장 점검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곳은 강남 한복판에 위치한 약 4조원 가치의 '금싸라기' 땅이다.
롯데칠성 영업소와 물류창고 등으로 활용 중인 부지에 신 회장이 직접 찾은 것은 이례적이다. 업계에서는 최근 그룹 유동성 위기설이 불거진 상황에서 이를 불식시키기 위한 부지 매각 등의 사전 작업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신 회장은 지난주 비공개 일정으로 서초동 부지를 직접 찾아 현장을 점검했다. 이 자리에는 박윤기 롯데칠성음료 대표를 비롯해 그룹 핵심 관계자들이 함께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초동 롯데칠성 부지는 4만2312㎡(1만2799평) 규모로 과거 음료 공장 자리다. 지난 2000년 공장을 이전하면서 물류창고와 영업소로 활용하고 있다. 특히 강남역과 교대역 사이 강남대로 바로 옆에 위치해 있어 잠실 롯데월드타워에 버금가는 핵심 부동산 자산으로 꼽힌다.
그룹 안팎에서는 신 회장이 부지 매각을 검토하기 위해 방문했다는 반응이 나온다. 일상적 사업현장 경영과는 다른 행보라는 평가다. 부지 내 물류창고, 영업소에 일부 직원들이 상주하고 있지만 신 회장이 직접 점검할 만한 주요 사업장은 아니다. 또 공장 이전 이후 부지 내 절반 가까운 땅이 비어있는 상황이다.
롯데칠성음료 서초동 부지 전경 〈사진=강성전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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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동 부지 매각은 최근 불거진 그룹 유동성 논란을 잠재울 카드 중 하나가 될 수 있다. 강남 한복판 대규모 부지라는 희소가치 때문에 호가는 평당 3억원까지 가능하다는 평가다. 이 경우 최대 4조원 가치가 예상된다. 개발 호재도 붙어있다. 해당 부지는 지난 2022년 서울시 특별계획구역3으로 지정되며 부지 종상향을 통한 복합 개발의 길이 열렸다. 또 사전협상대상지로 선정돼 용적률 인센티브도 받을 수 있다.
만약 부지 매각이 이뤄질 경우 그룹 차원에서 급한 불을 끄고 내부 차입 부담도 일부 줄일 수 있다. 기한이익상실(EOD) 사유가 발생한 롯데케미칼 회사채는 약 2조원 규모다. 롯데그룹 전체 차입 규모는 약 30조원 안팎으로 추산된다.
롯데그룹은 다각도로 주요 자산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알짜 계열사인 롯데렌탈 매각 작업에 착수한 데 이어 롯데캐피탈도 매각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롯데쇼핑은 부산 센텀시티점을 시작으로 10여 개 부실 점포에 대한 구조조정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신 회장의 비공개 일정에 대해서는 확인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민경하 기자 maxkh@etnews.com, 강성전 기자 castlek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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