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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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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율 0.7명 쇼크’에 보험업계 위기… 해외 진출 속도 빨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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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2분기 출산율이 사상 최저 수준을 기록하는 등 국내 저출산 문제가 심화되면서 보험사들이 성장 한계에 직면하고 있다. 사진은 서울 시내의 한 산부인과 앞을 시민이 유모차에 유아를 태우고 지나는 모습/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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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출산율이 역대 최저 수준까지 떨어지면서, 보험사의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보험사들은 신생아 수 감소로 미래 잠재 고객이 줄어들 경우 성장성 저하는 물론 생존 자체가 흔들리는 상황에 몰릴 수 있다고 우려한다.

최근 보험사들은 해외 시장에 잇따라 진출하고 있다. 특히 저출산·고령화로 지난 몇 년간 실적이 부진했던 생명보험사들이 베트남, 인도네시아, 태국 등 동남아 시장 공략에 공을 들였다. 출산율 저하로 국내 시장의 성장성이 떨어지면서, 해외 시장에서 활로를 찾으려는 보험사들의 투자가 더욱 늘 것으로 전망된다.

◇ ‘출산율 0.7명’ 생보사, 생존 위기 직면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2023년 6월 인구동향’에 따르면 올해 2분기 합계 출산율은 전년 동기 대비 0.05명 감소한 0.7명으로 집계됐다. 합계 출산율은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아이 수를 뜻한다. 올해 상반기 합계 출산율은 0.76명을 기록했다.

올해 2분기 합계 출산율은 통계청 조사가 시작된 2009년 이후 분기 기준으로 역대 가장 낮은 수치에 해당된다. 합계 출산율은 2분기 기준으로 지난 2012년 1.26명을 기록한 이후 2018년 0.98명으로 처음 1명을 밑돌았고 지금껏 계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출산율 저하와 신생아 수 감소세가 지속되면서, 보험사들은 성장성 유지에 비상이 걸렸다. 보험은 가입자들의 미래 보장과 부양가족의 삶을 위해 장기적으로 투자해야 하는 상품이다. 새로 태어나는 인구가 줄어들수록 보험사들은 신규 고객을 확보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특히 자동차보험이나 상해보험 등 가입자 본인의 재산·신체상 피해를 보전하는 상품이 많은 손해보험사에 비해 사망보험과 종신·연금보험 등 장기 금융 상품의 비중이 큰 생명보험사들이 저출산과 인구 감소에 더 취약한 상황이다.

실제로 최근 몇 년간 생보사들은 저출산·고령화로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생보사 23곳의 전체 순이익은 3조7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6% 감소했다. 반면 손보사 31곳은 전년보다 26.6% 증가한 5조470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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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생명은 베트남법인이 누적 결손 전액 해소와 법인 설립 15주년을 기념해 베트남 호찌민에서 지난 18일 기념식을 열었다고 20일 밝혔다. 사진은 기념식에서 여승주 한화생명 대표이사 및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하는 모습./한화생명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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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남아서 성과 내는 보험사…금융 당국도 힘 실어

저출산에 따른 위기감이 커지면서 보험사들은 최근 해외 시장 공략에 집중하고 있다. 이미 국내 시장이 성장을 유지하는데 한계를 드러낸 만큼 인구가 계속 증가하고 경제 성장률이 높은 동남아 등에서 새로운 활로를 찾겠다는 것이다.

현재 국내 11곳의 보험사가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중국, 미국, 영국, 스위스 등 11개 국가에서 28곳의 현지 법인과 11개 지점 등 총 39곳의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생보사의 경우 국내 3대 생보사로 꼽히는 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과 신한라이프가 해외 시장에 진출한 상태다. 손보업계에서는 5대 손보사인 삼성화재, D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현대해상, KB손해보험이 해외 법인을 운영하고 있으며, 서울보증보험과 코리안리도 점포를 가동 중이다.

해외 시장에서의 실적도 개선되고 있다. 금감원에 따르면 국내 보험사들은 지난해 해외에서 전년 대비 34.9% 증가한 총 1억2300만달러(약 1582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한화생명의 경우 베트남 법인이 지난 2008년 설립 후 15년 만에 누적 흑자를 달성하기도 했다. 국내 보험사가 단독으로 출자해 설립한 해외 법인이 누적 흑자를 기록한 것은 한화생명 베트남 법인이 처음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은 1억명 넘는 인구에 성장률도 한국보다 높아 국내 보험사들에 ‘엘도라도’로 꼽힌다”면서 “과거 푸르덴셜이나 메트라이프, AIA, ING 등 미국·유럽계 보험사들이 국내에서 실적을 냈던 것처럼 이제 국내 보험사들이 해 시장에서 성장 동력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대형사에 비해 인력이나 자본이 부족한 중소형 보험사들은 아직 해외 시장 개척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면서 “국내 저출산 문제가 심화될수록 생존에 대한 고민이 깊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진상훈 기자(caesar8199@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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