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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통위, 구글 잡았던 담당 과장이 포털뉴스 개혁 선봉… 네이버·카카오 ‘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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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네이버와 카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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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기 방송통신위원회가 출범한 가운데, 과거 구글에 백기를 받았던 담당 과장이 포털뉴스 개혁의 선봉장 역할을 맡게 됐다. 포털뉴스 제휴평가위원회(이하 제평위)를 운영했던 네이버와 카카오 입장에선 긴장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제평위는 언론사를 심사해 제휴 여부, 기존 제휴 언론사의 계약 해지 판정 등을 결정하는 기구다. 네이버와 카카오가 언론사와 뉴스서비스 제휴를 위해 지난 2015년 설립했으나, 불공정 시비와 이념 편향 논란 등으로 최근 운영을 중단한 바 있다.

이동관 방통위원장은 지난 28일 취임식 이후 첫 인사를 통해 이용자정책총괄과장에 천지현 서기관을 임명했다. 이용자정책총괄과는 현재 방통위에서 제평위 법정기구화를 추진하는 부서다. 법정기구란 법률에 의해 설립되고 국가를 대신해 특정 법률을 집행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받은 기관이다.

이용자정책총괄과는 연내 제평위 법정기구화를 위한 입법을 목표로 최근 제2기 ‘포털뉴스 신뢰성·투명성 제고를 위한 협의체’를 운영하고 있다. 네이버와 카카오가 자체적으로 운영하던 제평위를 국가의 관리·감독을 받게 하겠다는 것이다.

앞으로 이 업무를 추진할 천 과장은 지난 2020년 구글에 항복을 받아낸 경험이 있다. 당시 방통위 이용자보호과장이었던 천 과장은 구글이 유튜브 프리미엄 서비스를 운영하면서 이용자의 중도 해지를 제한하고, 서비스 이용요금을 제대로 고지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했다.

이에 방통위는 구글에 과징금 8억6700만원을 부과하고 시정조치 명령을 받은 사실을 공표하도록 했으나, 구글은 업계 관행이라고 반발했다. 하지만 방통위의 압박 끝에 구글은 5개월 만에 위법 사실을 인정하며 명령을 수용했다.

방통위 시정조치 명령에 따라 구글이 유튜브 프리미엄 서비스 이용 기간에 비례해 요금을 산정하는 시스템을 적용하는 것은 해당 서비스가 제공되는 전 세계 약 30개국 중 한국이 최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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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 구글스타트업캠퍼스 유리창에 붙은 구글 로고./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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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천 과장은 이후 방송시장조사과장, 방송광고정책과장으로 자리를 옮기며 ‘방송광고 네거티브 규제 체계 도입을 위한 협의체’를 출범시키는 등의 성과를 냈다. 방송광고 규제 완화는 윤석열 정부의 국정과제 중 하나다. 방통위는 방송광고 규제가 금지하는 것 이외에 모든 광고를 허용하는 입법안을 연말까지 마련할 계획이다.

제6기 방통위는 최대 과제로 공영방송과 포털뉴스 개혁을 꼽은 만큼 제평위 법정기구화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이 위원장은 지난 28일 취임사를 통해 “언론의 기능과 역할 상당 부분을 수행하는 인터넷 포털에 대한 사회적 책무를 부여하겠다”면서 “포털에 의한 뉴스 등 독과점 횡포를 막아 황폐화된 저널리즘 생태계의 복원과 소비자의 권리 보장을 추진하겠다”라고 강조했다.

포털업계 관계자는 “현재 분위기에서 제평위 활동을 재개하는 것은 어렵다”며 “방통위 움직임을 지켜 볼 수밖에 없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경탁 기자(kt87@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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