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서울 종각역 인근 도로에서 열린 제4차 안전한 교육 환경을 위한 법 개정 촉구 집회에서 참여한 교사 등이 손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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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학부모가 자신이 명문대를 나왔다며 임신 중인 공립유치원 교사에게 막말을 퍼부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이후 해당 학부모의 신상이 공개되자 네티즌들은 그가 과거 출간한 책 서평에 최하점을 주는 ‘별점 테러’를 이어갔다.
학부모 A씨의 발언이 공개된 건 지난 1일이었다. 공립유치원 교사는 경기일보와의 인터뷰에서 4년 전 지도했던 유치원생의 어머니 A씨로부터 지속적인 괴롭힘을 당했다며 통화 녹음 내용을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A씨는 교사에게 전화를 걸어 “당신 어디까지 배웠어요? (내가) 카이스트 경영대학 나와서 MBA까지 했다. 카이스트 나온 학부모들이 문제아냐?”고 말했다. 이 밖에도 A씨는 하루에만 28건의 문자를 보내는 등 시도 때도 없이 교사에게 연락하고, 자신의 무리한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아이가 교사에게 맞았다고 트집을 잡는 등의 발언을 했다.
A씨의 언행이 알려진 후 온라인에서는 “카이스트 나오면 뭐 하나. 인성을 갖추는 게 먼저” “좋은 학벌은 자기만족을 위한 거지, 남을 타박하는 수단이 아니다”며 그를 비판하는 여론이 거셌다. 일각에서는 “저런 사람들은 신상을 공개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한 학부모가 공립유치원 교사에게 "카이스트 경영대학을 나왔다"며 막말을 하는 통화 녹음이 지난 1일 공개됐다. /경기일보 유튜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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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온라인에서는 A씨가 과거 책 한권을 출판한 작가라는 이야기가 급속도로 퍼졌다. 작가 소개 글에 ‘카이스트 경영대학원 MBA 과정에 입학했으나 출산으로 1년 만에 자퇴했다” 등의 내용이 담겨있었기 때문이다. 이후 해당 작가가 운영하는 블로그에는 “유치원 교사에게는 ‘경영대학’ 나왔다면서 학부 졸업한 것처럼 이야기하더니, 경영대학원 나온 거였나” “카이스트 공대도 아니고 경영대학원 자퇴해놓고 무슨 유세를 그렇게 하나” 등의 비판 댓글이 달렸다. 그러자 블로그 주인은 “죄송하다. 4년 전 제 언행이 경솔했다”며 자신이 A씨가 맞는다고 인정했다.
A씨는 ‘진짜 카이스트 나온 사람들이 명예훼손이라며 화나 있다’는 글에 “카이스트 경영대학원 자퇴로, 대전에 있는 카이스트와는 무관하다. 죄송하다”고 답했다. 또 ‘대학원 말고 대학교 어디 나왔느냐’는 질문이 이어지자 지방의 사립대학교를 나왔다고 했다.
자신의 신상이 공개된 후 블로그에 비판 댓글이 달리자 해당 학부모가 자신의 억울함을 토로했다. /블로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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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향한 비판 글에 연신 “죄송하다”고 답하던 A씨는 억울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그는 ‘당신 이름 전국 교사들이 다 기억할 것’이라는 글에 “공립유치원 교사 ○○○ 이름도 전국 교사들이 다 기억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실명을 언급했다. 이에 ‘유치원 선생님 이름을 왜 공개하나. 반성을 안 한다’는 지적에 A씨는 “4년 전 저희 아이도 당한 것이 있고, 여러 정서학대 정황이 있어서 교장 선생님과 30분 이상을 상의했으나 해당 교사의 언행이 나아지지 않았다”며 “마지막에 해당 교사는 교직원과 반 아이들 및 제 아이가 보는 앞에서 윽박지르고 소리를 질렀다”고 했다.
학부모의 신상이 알려진 후 그가 과거 출판한 책에 남겨진 평점과 리뷰. /예스24 |
A씨가 출판한 책 서평에도 그의 언행을 비판하는 글이 이어졌다. 평점 최하점을 준 네티즌들은 “글과 행동이 다른 분” “덕분에 위선을 배웠다” “작가의 삶과 글이 이렇게나 다를 수 있다니 그 부분이 재밌다” 등의 리뷰를 남겼다. 주요 서점 온라인 사이트에서 A씨의 책 평점은 16일 오전 기준 10점 만점에 2~3점대를 기록하고 있다.
[이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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