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면적으로는 北 겨냥하지만
실제 목표는 중국 포위망 형성”
윤석열 대통령과 조바이든(왼쪽)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지난 5월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린 7국(G7)정상회의 현장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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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일 정상회의를 앞두고 중국이 북한·러시아와 협력 강화의 뜻을 비치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5일 브리핑에서 한·미·일 3국 협력 강화에 대한 질문에 “중국은 관련 국가가 각종 소집단을 만드는 것에 반대하고 대립을 격화하는 것에 반대하며 다른 나라의 전략적 안전을 해치는 행동에 반대한다”고 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이날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파괴하는 행위”라면서 “아시아 지역에 ‘미니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를 만들려는 시도”라고 주장했다. 중국 군사 전문가 쑹중핑은 글로벌타임스에 “미국과 아시아 동맹국들이 군사 지휘, 조기 경보, 미사일 기술 등에서 역량 강화를 위해 나토와 유사한 공동 방어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면서 “이러한 움직임은 표면적으로는 북한을 겨냥한 것이지만, 실제 목표는 중국”이라고 했다.
상하이 대외경제무역대학 잔더빈 한반도연구센터 주임은 중국 관영 매체 관찰자망에 “미국이 삼각 동맹을 만들어 아시아·태평양을 결속시키고, 중국에 대한 포위망을 형성하려는 의도라는 점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글로벌타임스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군수 공장 시찰은 한·미·일 3국의 군사 협력에 대한 대응”이라고도 했다.
한·미·일 협력에 맞서 중국이 러시아와 협력을 강화할 가능성도 제기했다. 리하이둥 중국 외교학원 교수는 “중국과 러시아는 여러 분야에서 전략적 조정과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면서 “중국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안정을 유지하는 중요한 세력이지만, 미국과 그 동맹국들에 의해 촉발된 비상사태와 군사적 충돌에 잘 대처할 수 있는 준비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미·일 정상회의를 앞두고 중국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북한 인권 회의 개최 반대 의사도 밝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14일 중국 유엔대표부 대변인은 “중국은 안보리가 그런 회의를 여는 데 반대할 것”이라고 했다. 또 북한을 공식 명칭인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DPRK)으로 지칭하며 “북한 인권에 관한 안보리 회의는 권한 밖의 일이며, 인권 문제를 정치화하는 것”이라고 했다. 안보리는 2014∼2017년 4년 연속 북한 인권을 다루는 북한 인권 회의를 개최했지만 2017년 12월 회의를 끝으로 공식 회의가 열리지 않았다. 앞서 한·미·일 3국은 알바니아와 함께 북한 인권 회의를 오는 17일 개최할 것을 유엔 안보리에 요청했다.
중국은 한·미·일 정상회의에서 대만이 주요 의제로 다뤄질지에 대해서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관찰자망은 15일 주요 외신을 인용해 3국 정상 회담 기간 대만해협을 포괄하는 공동성명이 발표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베이징=이벌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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