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경제가 주력 기업들 활약 속에 예상치를 두 배 웃도는 성장세를 기록했다. 코로나19 대유행에 따른 세계 공급망 문제로 주춤했던 생산이 정상화되면서 주력 업종인 자동차를 중심으로 한 수출이 호조를 보인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일본 국내총생산(GDP)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국내 소비가 감소세로 돌아서면서 지속적인 성장을 두고 복합적인 의견이 혼재한다.
15일 일본 내각부가 발표한 GDP 속보치에 따르면 올해 2분기에 일본 경제는 예상치인 0.8%의 두 배 가까이인 1.5% 성장세를 기록했다. 이를 통해 일본 경제는 3개 분기 연속 성장세를 이어나갔다.
플러스 성장에 힘을 보탠 것은 수출이다. 수출은 전기 대비 3.2% 증가하며 2개 분기 만에 플러스로 돌아섰다. 가장 큰 역할을 한 것은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자동차 부문에서 수출이 활발하게 이뤄진 것이다. 여기에 밀려드는 외국인 관광객도 GDP 성장에 한몫 한 것으로 분석된다. 현지에서는 올해 상반기에만 1100만명이 넘는 관광객이 일본을 찾은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지속가능성인데, 2분기 설비투자 항목은 0%대로 큰 변화가 없었다. 일본 경제계에서는 2개 분기 연속 플러스라는 점을 주목하고 있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코로나19 유행 이후 별다른 모멘텀을 찾을 수 없다는 점에서 기업 투자가 당분간 크게 늘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함께 수출이 늘어난 것에 비해 아쉬운 점은 수입의 감소다. 수입은 전기 대비 4.3% 감소하면서 3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이어갔다. 원유 등 광물성 원료와 코로나19 백신 등 의약품, 정보기술(IT) 제품 등 수입이 줄면서 감소세가 이어졌다. 수입이 줄고 수출이 늘면서 GDP 증가로 이어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장기적으로 불안한 점은 내수와 관련된 부분이다. 이번 2분기에 개인 소비는 0.5% 줄어들면서 3개 분기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내수 감소의 가장 큰 요인은 물가 상승이다. 올해 들어 일본 소비자물가는 매월 3~4%씩 꾸준히 늘고 있다. 이달에도 3%가량 물가 상승이 예상된다. 인플레이션에 따른 소비 감소는 일본 정부 예상보다 큰 폭인 것으로 분석된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내수와 관련된 부분은 우울과 둔감이 눈에 띈다"고 우려했다. 코로나19 유행 이후 경제가 정상화되고 있지만 물가 상승에 따라 전반적인 내수 소비 둔화가 우려된다는 것이다. 일본 GDP에서 내수가 차지하는 비중은 절반가량에 달한다.
[서울 이승훈 기자 / 도쿄 김규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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