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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1 (토)

이슈 미술의 세계

2030 첫날부터 ‘오픈런’… 청년 미술 축제 ‘아시아프’ 오늘 2부 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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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익대 현대미술관에서 20일까지

조선일보

7일 오전 서울 홍익대학교 현대미술관 전시장에서 '아시아프' 2부 참여작가인 하연주씨가 작품을 걸고 있다. /김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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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르소나(persona)’라는 라틴 용어는 가면을 쓴 인격을 뜻한다. 하연주(29)씨는 4년 전부터 ‘가게’ 연작을 통해 현대인의 페르소나를 캔버스에 담고 있다. “페르소나는 결국 타인에게 보여주고 싶은 이미지인데, 현실에서 만나는 각종 가게들도 사람들 시선을 의식하면서 외관을 꾸미려고 하니까요.”

하씨는 7일 오전 서울 홍익대학교 현대미술관 전시장에 그림을 걸고 있었다. 알록달록 화사한 꽃가게에서 앞치마를 입은 사슴이 점원으로 일하는 모습을 그린 ‘꽃가게’다. 그는 “가게 시리즈가 완성되면 하나의 거리가 완성될 수 있도록 꾸준히 작업을 하고 있다”며 “아시아프에서 작품을 소개하게 돼 기쁘다”고 했다.

국내 최대 청년 미술 축제 ‘2023 아시아프(ASYAAF)’ 2부가 8일 개막한다. 작가들의 개성 넘치는 시선과 재기발랄한 작품을 볼 수 있다. 히든 아티스트 부문에 참여한 박민효(48)씨는 현실 밀착형 그림 세 점을 냈다. 넥타이 차림으로 높은 절벽에 선 남자가 종이비행기를 날리는 그림의 제목은 ‘오늘도 참는다’. 작가는 “매일 사직서를 썼다가 버리는 직장인의 모습을 표현했다”고 했다. 스토리와 연결한 제목이 기발하다. 키우던 강아지를 두고 해외 주재원으로 다녀온 남자가 본가에 맡긴 강아지와 상봉하는 그림의 제목은 ‘주재원 3년’, 피로에 지친 사람이 사찰에서 풍경 소리를 듣다가 잠든 그림은 ‘20분이 훌쩍’이다. 아시아프에 일곱 번째 참여하는 박씨는 “높은 경쟁률을 뚫고 작품이 걸릴 때마다 작가로서 성취감을 느낀다”며 “계속 작업해도 되겠다는 힘을 얻는다”고 했다.

조선일보사·홍익대학교가 공동 주최하는 아시아프 2부에선 국내 작가 227명과 해외 작가 20명이 출품한 600여 점이 새롭게 선보인다. 1부에서 마음에 드는 작품을 발견하지 못했거나 마음에 드는 작품을 놓쳤다면 2부를 공략할 만하다.

지난 6일 끝난 아시아프 1부에는 폭염에도 관람객 5942명이 찾아와 작품 281점을 사갔다. 개막 직후 ‘찜’ 경쟁이 치열했던 10만원 소품은 96%가 팔렸다. 개막 첫날부터 ‘오픈런’ 하는 2030 관람객들이 많아 서둘러야 한다. 전시장에선 카카오의 블록체인 계열사인 그라운드엑스와 협업한 디지털 스탬프 투어도 진행한다. 전시장 내 숨겨진 5개의 QR 스탬프를 모두 모으면 아이스크림 기프티콘을 받을 수 있다. 아시아프 2부는 이달 20일까지 열린다. 매주 월요일은 휴관. 입장료 성인 8000원, 아동·청소년 5000원.

[허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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