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상승세 이어질 가능성 커…정유·조선·기계 주목"
국제유가가 배럴당 80달러를 넘어서는 등 고공행진에 시동을 걸고 있다. 이에 정유, 조선 등 관련 수혜주들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고, 금리에 민감한 종목들은 다시 꺾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유가 상승 가능성이 큰 만큼 관련 수혜주를 눈여겨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9월물 WTI(미국 서부텍사스유)는 지난 4일 종가 기준 배럴당 82.78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한 달 전보다 18.61% 뛴 가격이다. 연중 최고치가 83.26달러(4월12일)에 근접했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유가 상승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한다. OPEC(석유수출국기구)의 맹주인 사우디아라비아가 지난달 추진한 자발적 감산 조치를 다음 달 말까지로 연장했고, 러시아 역시 다음 달에도 원유 수출을 제한할 것이라고 발표해서다.
전유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유가 부양에 대한 사우디의 의지가 생각보다 강하고, 러시아도 이에 잘 동참하고 있어 하반기 유가가 70달러 초반까지 내려오기 쉽지 않을 것 같다"며 "만약 유가가 하락하더라도 미국의 전략비축유(SPR) 구매 수요가 발생하면서 유가는 다시 반등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매트로(거시경제) 측면에서도 유가 하단은 막히고, 상단은 열릴 것이란 예측이다.
최진영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이 경기부양책인 역주기 조절(Counter-Cyclical Factor)을 강화하면서 중국과 신흥국의 원유 수요를 자극할 수 있다"며 "5~9월 중동 산유국들의 냉방 시즌이 도래한 만큼 산유국들은 원유 수출을 통제하고, 유가는 견고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최 연구원은 "올해 WTI 가격은 배럴당 60~90달러에서 움직이며 상저하고를 보일 것"이라고 했다.
국제유가가 상승하면서 주식 시장에도 변화가 찾아올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유가가 물가와 금리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금처럼 중앙은행의 물가 경계심이 높을 때 유가 상승은 간접적으로 금리 상승을 자극한다"며 "금리에 민감한 고밸류 종목은 다소 쉬어갈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정유, 기계, 조선 등의 종목들은 유가 상승에 따른 수혜를 입을 것이란 전망이다. 정유와 같은 에너지 기업과 기계, 조선 기업의 경우 유가 상승으로 설비 투자가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7일 종가 기준 S-Oil은 한 달간 40.69% 상승했다. 같은 기간 SK이노베이션과 현대미포조선도 각각 15.90%와 5.29% 뛰었다.
김 연구원은 "2차 전지 쏠림현상 이후 수급이 분산되는 상황에서 정유를 비롯해 기계, 조선 등 유가 상승 수혜주에 대한 선별적 관심이 필요하다"며 "매크로 변화와 실적 추정치 조정 등이 곧 해당 업종 주가를 지지하는 요인으로 확인될 것"이라고 했다.
김근희 기자 keun7@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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