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저효과 영향 커…"8월엔 기저효과 사라질 것"
소비자물가지수가 25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지만 당장 실생활에 밀접한 체감물가는 오름세를 지속했다. 7월까지 존재했던 기저효과가 사라지면 8월부터는 다시 3%대로 반등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2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7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폭우 등의 영향으로 채소류 물가가 7.1% 오르면서 전월 대비 1.7% 상승했다. 채소류 물가가 전월보다 오른 것은 지난 3월(1.0%) 이후 4개월 만이다.
특히 상추(83.3%), 시금치(66.9%) 등이 전월보다 큰 폭으로 올랐다.
최근 '극한 호우'의 파급은 일정 시차를 두고 8~9월 물가지수부터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7월 장마에 이어 8월 폭염, 9월 태풍 시즌까지 당분간 기상 악재가 이어진다는 점에서 물가를 자극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김보경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채소류는 폭우 영향으로 7월 하순경에 많이 올랐다"며 "물가를 세 차례 나눠 조사하는데 세 번째 조사 때 (그 영향이) 많이 나타나 등락률이 낮게 나온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폭우 영향이 온전히 반영되는 다음 조사에서는 채소류 물가 상승률이 더 높게 나타날 수 있다는 의미다.
석유류 가격은 1년 전보다 25.9% 하락하면서 관련 통계가 작성된 1985년 1월 이후 최대 감소 폭을 기록했다. 경유는 33.4%, 휘발유는 22.8%, 자동차용 LPG는 17.9% 각각 하락했다.
전체 물가상승률에 대한 석유류의 기여도는 -1.49%포인트였다. 석유류가 전체 물가상승률을 1.5%포인트가량 떨어뜨렸다는 의미다.
이 역시 기저효과가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
석유류 물가는 지난해 6월 전년 대비 39.6% 큰 폭 상승하며 정점을 기록한 후 7월에도 35.1%로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이후 국제 에너지 가격이 안정세에 접어들며 올해 2월부터 전년 대비 마이너스(-) 상승률이 이어지고 있다.
실제 지난해 ℓ당 2000원을 넘었던 휘발유와 경유 가격은 최근 1500원, 1400원 수준으로 각각 내려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 국제 유가가 상승세로 돌아서면서 다시 불안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7월 넷째 주(23~27일)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 가격은 ℓ당 1599.3원, 경유 판매 가격은 1411.8원으로 3주 연속 상승했다.
김 심의관은 "7월의 경우 지난해 같은 달 물가가 워낙 많이 올랐기 때문에 기저효과가 있었다"며 "지난해 8월에는 전월비가 마이너스였기 때문에 8월은 기저효과가 거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주경제=안선영 기자 asy728@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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