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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3 (월)

이슈 치료제 개발과 보건 기술

"1000만명 사망" 경고 없던 일로?…슈퍼박테리아 잡을 물질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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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균 펩토이드' 개발해 내성균 치료 효과 확인
3차원 현미경으로 약물이 세균 잡는 과정 포착

머니투데이

국내 연구진이 내성이 생긴 슈퍼 박테리아를 잡는 항생제 약물을 발굴했다. / 사진=한국연구재단



국내 연구진이 기존 항생제에 내성이 생긴 '슈퍼 박테리아'를 잡는 치료제 후보 물질을 발굴했다. 인체 세포에 대한 독성은 낮으면서도 내성균을 포함한 박테리아 균주를 잡아낸 약물이다. 향후 박테리아 치료제 개발 연구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2일 한국연구재단에 따르면 서지원 광주과학기술원(GIST) 화학과 교수 연구팀과 이성수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박사 연구팀은 최근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사이언스'(Advanced Science)에 이같은 논문을 게재했다. 연구 혁신성을 인정받아 온라인 표지 논문으로 선정됐다.

항생제에 내성이 생긴 슈퍼박테리아 감염은 코로나19(COVID-19)처럼 전염 속도가 빠르진 않지만 한 번 감염되면 치명률이 높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다제 내성균으로 인한 사망자가 2050년 연간 1000만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한다.

다제 내성균은 여러 항생제에 내성이 생겨 치료가 제한적인 세균을 말한다. 이에 따라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 의과학자들은 다제 내성균 치료제 개발에 나서고 있다.

연구팀은 생명체 고유의 자기방어 면역시스템이 가지고 있는 '항균 펩타이드'에 주목했다. 먼저 세균의 세포막과 잘 결합하도록 설계한 항균 펩토이드(펩타이드 인공 모사체)를 개발했다. 이어 연구팀은 세포 단위에서 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항균 펩토이드는 적혈구 등 인체 세포에 대한 낮은 독성을 보이면서도 다제 내성균을 포함한 다양한 박테리아 균주에 직접 반응했다. 또 세포막 파괴와 더불어 세포 내 여러 소기관과 유전자 응집을 유도해 치료 효과를 확인했다.

연구팀은 80여종의 펩토이드 라이브러리를 합성하고 항균 활성과 독성 스크리닝을 통해 펩토이드29를 유효물질로 발굴했다. 펩토이드29가 세균을 단시간에 죽이는 사실도 확인했다. 또 3차원 홀로그래피 현미경을 이용해 펩토이드가 박테리아를 죽이는 과정을 직접 관찰했다.

서지원 교수는 "이번에 발굴한 항균 펩토이드는 향후 다제 내성균 치료제 개발 연구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연구재단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지원을 통해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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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한 기자 science.inh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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