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서울 시내 한 대형 병원에 임금 인상 등을 촉구하는 노조의 팻말이 놓여있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이 총파업 종료를 선언했지만, 고려대의료원 등 전국 10여개 병원 노조는 사측과 임금 인상과 인력 충원 등을 합의하지 못하고 파업을 이어갈 계획이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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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보건의료산업노조(보건의료노조)가 지난 14일 총파업 중단을 선언했지만 전국 10여곳 병원이 개별적으로 파업을 이어가고 있다.
보건의료노조는 총파업을 멈추면서, 파업 명분이었던 7대 요구안과 관련해 보건복지부와 협의를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7대 요구안은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전면확대ㆍ간호사대 환자 수 1:5ㆍ직종별 적정인력 기준 마련 및 업무 범위 명확화ㆍ의사인력 확충 등이다. 보건의료노조는 현장 교섭과 현장 파업은 계속될 수 있다고 밝혔다. 총파업과 별개로 각 병원 지부에 속한 노조원들이 요구하는 임금인상안 등이 사측과 협상이 안될 경우 개별적으로 파업을 이어갈 수 있다는 여지를 남긴 것이다.
아주대병원 노조는 17일 오전 병원 본관 로비에서 출정식을 열고 전면 파업에 들어갔다. 아주대병원 전 직원 3500명 중 노조원은 절반 수준인 1700명이다. 이중 응급실ㆍ중환자실ㆍ외상센터 등에서 일하는 필수유지인력을 제외하고 700명 정도가 파업에 참여한다고 노조 관계자는 밝혔다. 사용자 측에서 임금 협상에 진전된 안을 제시하지 않았다는 게 이유다. 노조 관계자는 “외상센터에선 사람을 빼지 않았다. 100% 근무한다”고 밝혔다. 병원 관계자도 “외상센터에 응급으로 들어온 환자들이 올라가는 병동은 별도로 운영된다”며 “이 병동 간호사들은 100% 근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외래 진료와 시술이 다소 지연되는 부분은 있다”며 “첫날이라서 아직은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했다. 병원은 이날 119구급대원들이 환자 이송 시 참고하는 종합상황판에 ‘파업으로 인해 병원 간 전원 수용 불가능’, ‘파업으로 인해 시술ㆍ수술ㆍ입원 제한 실시’라고 메시지를 띄웠다.
고려대 안암ㆍ구로ㆍ안산 병원이 속해있는 고려대의료원도 지난 주말부터 파업 중이다. 세 곳 병원을 합쳐 600여명 노조원이 파업에 참여하고 있다. 이 병원 노조에선 인력 증원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주말 동안 교섭을 했는데 사용자 측에서 올해 임금 인상 2.5%라는 원안만 고수할 뿐 인력 증원에 대한 답이 없다”고 파업 이유를 밝혔다.
수도권뿐 아니라 각 지역에서도 파업을 계속하는 병원이 적지 않다. 광주ㆍ전남에선 순천 성가롤로병원이 대표적이다. 성가롤로병원 직원 1000여명 중 조합원은 600명인데 이 중 300명 정도가 파업하고 있다. 노조에서 요구하는 대표적인 사안은 인사제도 개편이다. 노조 관계자는 “18년 근속을 해야 겨우 한 급수 올라가는 비정상적인 인사 제도를 개편해달라고 하고 있다”며 “노조는 18년을 15년으로 줄여달라고 하고, 사측에선 16년까지만 줄여줄 수 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에서는 부산대병원과 양산부산대병원이 파업을 이어가고 있다. 총조합원 3500명 중 80%가 파업에 참여하고 있다. 노조에선 두 병원을 합쳐 인력 168명을 증원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또 비정규직 약 500명을 직접고용해달라는 것도 주된 쟁점이다. 노조 관계자는 “사측에서 하나라도 이건 들어주겠다고 해야 수용을 하는데 파업하는 노동자탓만 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대병원은 노조가 파업을 시작한 지난 13일 대부분 환자를 전ㆍ퇴원 조치했다.
한림대 평촌ㆍ동탄ㆍ강남ㆍ한강 병원이 속한 한림대의료원도 주말 간 현장 교섭을 마무리하지 못하다가 17일 오후 가까스로 합의를 이뤘다. 노조 관계자는 “노조와 사측이 제시하는 임금 인상분이 1%p 정도 차이났는데, ‘이 정도로 파업을 이어가기는 부담스럽다’는 분위기가 있었다“며 “서로 양보하는 선에서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김나한 기자 kim.na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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