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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사지않겠습니다"…오염수에 뿔난 중국인들 日화장품 불매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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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가 올여름 후쿠시마 오염수(일본은 정화 처리를 거쳤다는 이유에서 '처리수'라고 부름) 해양 방류를 추진하는 가운데 중국 소비자들이 일본 화장품 불매운동에 나서자 일본 화장품 회사 주가도 출렁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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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9월10일 중국 산둥성 칭다오의 한 슈퍼마켓에서 시민들이 물건을 고르고 있다./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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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에 따르면 일본 화장품 불매운동은 중국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플랫폼을 중심으로 지난주 시작됐다. 누리꾼들은 일본 원전 오염수 방류에 대한 불만과 함께 일본산 화장품의 안전 문제를 제기하며 일본 화장품을 사지 않겠다고 선언하고 있다.

SNS에선 일본 화장품 브랜드 목록이 공유되고 있으며 중국 최대 SNS 플랫폼인 웨이보에서 일본 방사능 오염수 관련 해시태그는 3억뷰를 기록 중이다. SNS 플랫폼 샤오홍슈의 설문조사에서 4472명의 응답자 중 79%는 일본 화장품을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 여파로 일본 화장품 기업들 주가도 이 영향을 받았다. 시세이도는 지난 한 주에만 6.7% 미끄러지면서 10개월 만에 최대 주간 낙폭을 기록했다. 폴라오르비스와 고세 역시 한 주 동안 3% 넘게 내렸다.

미쓰비시UFJ모간스탠리증권의 사토 와카코 애널리스트는 근본적으로 중국 내 소비가 살아나지 않는다는 문제가 있긴 하지만 "이번 불매운동은 중국 소비자들이 일본 고급 화장품 브랜드에서 등을 돌리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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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중국 누리꾼이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에 불만을 제기하면서 일본 제품에 대한 불매를 선언했다./사진=웨이보(내용은 구글 중국어 자동번역)


누리꾼들이 일본산 화장품의 방사능 오염 우려를 제기하자 관련 업체들은 부랴부랴 해명에 나섰다. 일본 프리미엄 화장품 브랜드 SK-II를 보유한 P&G는 성명을 내고 일본에서 제조되는 어떤 제품도 방사능 오염 위험이 없으며 온라인에서 퍼지는 우려는 "잘못된 정보"라고 밝혔다.

일부 중국 누리꾼들은 불매 목록에 일본 유아용품, 식품, 일본산 원자재를 사용하는 중국 브랜드까지 포함시켜야 한다고 주장한다.

다만 시장 전문가들 사이에선 이번 불매운동이 대규모 '노재팬' 운동으로 번지기보다는 일시적인 변덕에 그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제프리스의 미야사코 미츠코 애널리스트는 최근 투자노트에서 "정부가 나서서 수입을 금지하지 않는 한 불매운동이 일본 화장품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면서 "불매운동이 커다란 흐름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하지 않는다. 일본 회사 실적에 부정적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모닝스타리서치의 지니 첸 선임 애널리스트 역시 "아마 일본에 반대하는 일부 누리꾼들은 이 기회를 키워서 일본 브랜드 전체를 보이콧하려 할 것"이라면서 "하지만 중국 소비자들이 무조건 동참하진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진단했다.

한편 일본 정부는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당시 원전 사고로 발생한 후쿠시마 제1 원자력발전소의 방사능 오염수 약 130만t을 태평양으로 방류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후쿠시마 원전 운영사인 도쿄전력은 12일부터 방류 설비 시운전에 돌입했다. 계획대로라면 오는 26~27일 완료돼 이달 말께 원전 오염수 방류 준비가 끝난다. 이후 IAEA 사무총장이 다음 달 초 일본을 방문해 원전을 조사한 최종 보고서를 전달할 예정이다. 일본 정부는 IAEA 최종 보고서에 문제가 없으면 곧바로 방류한다고 밝혀온 만큼 이르면 다음 달 원전 오염수 방류가 시작될 공산이 크다.

중화권 국가들은 오염수 방류를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중국은 지난달 세계보건총회(WHA)에서 일본의 오염수 방류 계획을 맹비난하며 주변국 정부와 합의할 때까지 일본이 오염수를 배출하지 말라고 요구했다. 홍콩과 마카오 당국은 일본 정부가 오염수 배출을 시작하는 즉시 일본 수산물 수입을 금지하겠다는 입장이다.

윤세미 기자 spring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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