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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계인사들 “진영논리 극복해 상생해야” 선언 운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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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영논리 극복과 상생사회 실현을 위한 일천인 선언’ 펼치기로

한겨레

‘진영논리 극복과 상생사회 실현을 위한 일천인 선언’운동 사전모임 참석자들. 오른쪽부터 박선아 한양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노태구 동학민족통일회 상임의장, 박재순 씨알사상연구소장, 조현주 도산애기애타회 공동대표, 안성호 전 한국행정연구원장, 최일도 다일공동체 대표, 신용인 제주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진영논리 극복과 상생사회 실현을 위한 1000인선언’ 추진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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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계의 대표적인 양심세력들이 나서 진영논리 극복을 위해 나섰다.

인드라망생명공동체 상임대표 도법 스님과 인천 시민노동의 대부 호인수 신부, 다일공동체 대표 최일도 목사, 함석헌 선생의 제자로 씨알사상연구소장을 지낸 박재순 목사, 동학민족통일회 노태구 상임의장, 조소앙삼균학회 조인래 이사장, 도산애기애타회 조현주 공동대표 등 115명의 공동제안자들은 오는 25일 오후 4시 서울 대학로 흥사단에서 간담회를 열고, ‘진영논리 극복과 상생사회 실현을 위한 일천인 선언’ 운동을 시작한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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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선언의 실무팀장을 맡은 신용인 제주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진영논리가 활개를 치며 정치권은 준내전 상태로 분열돼 나라가 두 동강 날 지경에 이르른 상황”이라며 “특정 정파, 이념, 종교를 초월해 전국적인 상생 일꾼을 양성하고, 화합정치 실현을 위한 초정파적 제도개혁 운동에 활발히 나설 때”라고 밝혔다.

이들은 앞으로 자기성찰과 통합적인 역사관 정립, 대결정치를 화합의 정치로 바꾸는 방안 등을 실천해나가는 운동을 펼칠 계획이다.

이들은 오는 8월10일까지 일천인 선언 참여자의 서명을 받아 광복절인 8월15일 1천인 선언을 발표한다.

진영논리 극복과 상생사회 실현을 위한 일천인 선언문

지금 세계적으로 민주주의가 심각하게 후퇴하고 있습니다. 곳곳에서 정치적 양극화와 대결정치가 기승을 부리며 극우ㆍ극좌 선동과 권위주의적 독재가 독버섯처럼 번지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 역시 진영논리가 활개를 치며 정치적 양극화와 국민분열이 심상치 않습니다. 정치권은 사생결단의 적대정치를 벌이고 있고, 국민은 준내전 상태로 분열되어 나라가 두 동강 날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가장 무서운 적은 밖에 있지 않고 우리 안에 있습니다. 진영논리가 이대로 격화한다면 우리 사회는 만인의 만인에 대한 증오와 혐오의 시대로 빠져듭니다. 그렇게 되면 민주주의를 집어삼키는 파시즘이 등장해 우리 사회가 파국을 맞이하게 됩니다.

파시즘은 민주주의의 골수에 잠복해 있으며 민주주의의 면역체계가 약화되면 바이러스처럼 증식합니다. 진영논리는 민주주의의 면역체계를 파괴하는 대표적인 악성 독소입니다.

이에 우리 사회에 만연한 진영논리를 시급히 극복하여 파시즘의 마수로부터 민주주의를 구해내야 합니다. 나아가 타인에 대한 존중과 배려로 서로를 살리는 상생사회를 만들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깨어 있는 씨ᄋᆞᆯ(국민)이 아래와 같은 세 가지 사항을 실천하는 진영논리 극복과 상생사회 실현 운동을 전개해야 합니다.

하나, 우리 각자가 자기성찰을 해야 합니다. 진영논리의 내면에는 비뚤어진 공감에서 생겨나는 혐오가 있습니다. 자기 진영에 대한 과잉 공감이 상대 진영에 대한 혐오를 불러옵니다. 하지만 사람은 하늘처럼 존엄한 존재이므로 결코 혐오의 대상이 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사람의 존엄성에 대한 자기성찰을 통해 사람은 사람을 혐오할 권리가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둘, 통합적인 역사관을 정립해야 합니다. 진영논리를 극복하고 국민을 통합하려면 좌 편향 혹은 우 편향의 역사관이 아니라, 동학농민혁명과 독립협회 운동에서 비롯되어 3ㆍ1운동 - 대한민국 임시정부 - 대한민국으로 이어지는 근현대사의 흐름에서 대한민국의 역사적 정통성을 찾고, 한반도 평화통일과 동북아 평화공동체를 지향하는 역사관을 정립해야 합니다.

셋, 대결정치를 화합정치로 바꿔야 합니다. 대결정치의 제도적 원인은 권력의 집중과 독점에 있습니다. 고도의 중앙집권 체제, 제왕적 대통령제, 거대 양당 중심제 등 승자에게 권력을 집중시키는 탓에 대결정치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풀뿌리자치, 연방적 지방분권제, 직접민주제, 실질적 다당제 등을 제도화하는 정치개혁을 단행하여 권력의 분산과 공생을 통한 화합정치를 실현해야 합니다.

이에 우리는 서로를 죽이는 진영논리를 극복하고 서로를 살리는 상생사회를 만들기 위해 다음과 같이 선언합니다.

하나, 정파를 초월하여 뜻을 같이하는 모든 정당ㆍ정치인ㆍ단체ㆍ시민과 연대하여 진영논리 극복과 상생사회 실현을 위한 운동을 펼친다.

둘, 마을(읍면동)에서는 마을 주민과 함께 진영논리 극복과 상생마을 실현을 위한 운동을 펼친다.

셋, 각자는 자기 삶의 현장에서 자기성찰 수행, 통합사관 정립, 화합정치 실현을 실천한다.

조현 종교전문기자 c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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