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채 다시 4%대로 상승…지속시 카드론 금리 추가 상승 가능성
조달금리·영업환경 여파 저축은행 가계대출 금리 지속 하락세
[한국금융신문 김경찬 기자] 올해 12%대까지 하락했던 카드론(장기신용대출) 금리가 다시 14%대로 상승했다. 저축은행 등에서 수익성 악화로 신규대출 취급을 줄이면서 카드론 유입이 늘어나 카드론 금리가 상승한 것으로 분석되며 여전채 금리가 최근 4%대로 상승해 이와 같은 추세가 유지된다면 카드론 금리가 더 상승할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21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카드 등 7개 전업카드사의 표준등급 카드론 평균 금리는 14.12%로 전월 대비 0.25%p 상승했다. 7개 카드사 모두 카드론 금리가 상승한 가운데 롯데카드가 0.16%p 상승한 14.72%로 금리가 가장 높았다. 삼성카드가 14.51%로 뒤를 이었으며 13.58%를 기록한 우리카드와 13.59%를 기록한 현대카드를 제외하고 모두 14%대를 돌파했다.
카드론의 경우 지난해 연이은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하반기 이후 금리가 지속 상승하면서 16%대까지 진입했으나 올해는 채권시장 안정화와 금융당국의 주문에 따라 지난 3월에는 12%대에 진입하기도 했다. 지난 4월에도 평균 금리가 0.1%p 하락하면서 금리가 안정화된 추세였으나 지난달부터는 다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카드론 취급이 늘어나면서 잔액도 증가한 모습이다. 지난 3월말 기준 카드론 총잔액이 전월 대비 158억원 감소한 34조1131억원을 기록했으나 지난 4월에는 3978억원 증가한 34조5108억원을 기록했으며 지난 5월에는 4635억원 증가한 34조9744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따른 대출 총잔액도 전월 대비 6888억원 증가해 48조5564억원을 기록했다.
총대출 잔액은 신한카드가 가장 많은 11조2105억원으로 가장 많은 잔액을 보유하고 있으며 카드론도 8조255억원으로 8조원을 돌파했다. KB국민카드가 9조2306억원으로 뒤를 이었으며 삼성카드는 8조1357억원을 기록했다. 우리카드가 4조1451억원을 기록해 전월 대비 53억원 감소하면서 유일하게 대출 총잔액이 줄었다.
여전채 금리가 다시 상승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향후 카드론 금리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카드사는 여신전문금융회사로 수신기능이 없어 채권 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한다. 최근 여전채 금리가 다시 상승하면서 추후 카드사 조달에도 반영돼 조달 코스트가 오르면서 금리가 다시 오름세를 보일 전망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전일(20일) 기준 여전채 ‘AA+’ 3년물 금리가 4.223%를 기록하며 전일 대비 0.002%p 하락했으나 전월말 대비 0.151%p 상승했다. 여전채 ‘AA+’ 3년물 금리는 지난해 10월 6%대를 돌파한 바 있으며 지난 3월부터 3%대로 하락했으나 지난달 23일부터 줄곧 4%대를 유지하고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저축은행 중심으로 대출이 어려운 중저신용 차주들 취급이 늘어나면서 평균 금리가 상승한 것으로 보여진다”며 “여전채의 경우 채권 만기가 카드사별로 모두 다르지만 최근 금리 추세가 이어진다면 향후 카드론 금리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저축은행 업권은 지난 1분기 일부 저축은행이 적자 전환하는 등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신규 대출 취급을 줄여나가고 있다. 이에 따른 평균 대출 금리도 지속 하락하는 추세다. 중금리대출도 전년보다 취급액이 1조원가량 줄어드는 등 신규 대출을 보다 보수적으로 취급하면서 수익성과 건전성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저축은행중앙회 공시에 따르면 이달 대출 취급금액이 3억원 이상인 저축은행 31개사의 평균 금리는 16.18%로 전월 대비 0.17%p 하락했으며 지난 1분기 이후 0.50%p 가까이 줄어드는 등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총자산 기준 상위 10개사의 이달 평균 가계신용대출 금리는 16.54%로 전월 대비 0.13%p 하락했으며 지난 1분기 대비 0.27%p 하락했다. 상위 5개사인 SBI·OK·한국투자·웰컴·페퍼저축은행의 금리는 16.99%로 오히려 전월보다 0.06%p 상승했다.
주요 저축은행 중에서 모아저축은행이 평균 개인신용대출 금리 18.07%를 제공하며 전월 대비 0.1%p 하락했으나 가장 높은 금리를 기록했으며 웰컴저축은행이 17.94%로 뒤를 이었다. OK저축은행이 17.85%, OSB저축은행이 17.83%, SBI저축은행은 17.01% 등을 기록했다.
저축은행의 금리대별 취급비중을 보면 금리 연 18% 초과 20% 이하 구간이 여전히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대출 금리가 연 16%를 초과하는 차주 역시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또한 금리 연 14% 이하에 해당하는 차주 비중도 지속 확대되는 모습이다.
저축은행중앙회 공시에 따르면 이달 가계신용대출을 취급한 저축은행 35개사의 금리 연 18% 초과 20% 이하 비중은 전체 28.39%를 차지하고 있으며 전월 대비 0.42%p 확대됐다. 금리 연 16% 초과 18% 이하 비중은 23.36%를 차지해 금리 연 16%를 초과 차주 비중이 52.2%에 달한다.
금리 연 14% 이하 취급 비중은 24.18%로 전월 대비 1.15%p 확대됐다. 이중 금리 연 12% 초과 14% 이하 취급 비중이 17.01%로 3.08%p나 늘어났다. 지난해 떨어진 조달금리가 본격 반영되고 있으며 올해 어려운 경영환경과 불안정한 대내외 금융시장에 신규 대출 취급을 줄이면서 평균 대출 금리도 소폭 하락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중금리대출 공급도 줄었다. 지난 1분기 중금리대출을 공급한 31개 저축은행이 중금리대출 13만2689건을 공급했으며 1조8628억원을 취급했다. 중금리대출 공급 건수는 전년 동기 대비 2만6973건 줄었으며 공급 규모는 1조원 넘게 감소했다.
SBI저축은행이 지난 1분기 중금리대출을 4026억원 공급하며 가장 많은 공급액을 기록했으나 취급 규모가 전년 동기 대비 2955억원 감소했다. 페퍼저축은행은 71억원 증가한 1530억원을 취급하며 뒤를 이었다. OK저축은행은 중금리대출 1250억원을 취급했으며 다올저축은행은 1224억원을, 애큐온저축은행은 1112억원을, 한국투자저축은행은 1000억원을 취급했다.
금융지주 계열 저축은행에서는 하나저축은행이 1919억원을 취급하며 가장 많은 공급액을 기록했으며 신한저축은행은 997억원을, NH저축은행은 509억원을 공급했다. 지난해 1분기 중금리대출 1312억원을 공급했던 KB저축은행은 올해 중금리대출을 취급하지 않은 것으로 공시됐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저축은행은 금리 산정체계 모범규준에 따라 조달 금리가 대출 금리에 반영될 때까지 통상 3개월에서 6개월 정도 소요된다”며 “지난해 수신 금리 경쟁 영향으로 높아진 조달 금리가 올해 초까지 대출 금리에 영향을 미쳤다면 연말부터 금융당국이 과당 경쟁을 자제할 것으로 요구해 수신 금리가 하락하면서 떨어진 조달 금리도 본격 반영된 결과다”라고 밝혔다.
김경찬 기자 kkch@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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