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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이슈 5·18 민주화 운동 진상 규명

“5·18과 6·10 역사현장 기록하려 붓 들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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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시민군 출신 김상집 회장

광주 메이홀에서 첫 개인전


한겨레

김상집 화가. 메이홀 제공


5·18 시민군 출신 김상집(68·광주광역시궁도협회 회장) 화가의 첫 개인전이 열린다.

광주 대안문화공간 메이홀은 오는 21일부터 다음 달 5일까지 김 화가의 작품 20점을 전시한다. ‘한없이 또렷한, 생생하고 쟁쟁한 그 날의 얘기’를 담은 작품들이다. 김 화가가 5·18과 6월항쟁 때 역사의 현장에 있었던 ‘사람’들의 행동과 표정을 세밀하게 묘사한 작품들이다. 그간 주로 단체전에서 5·18 역사기록화를 한두 점씩 선보였던 김 작가의 첫 개인전이다. 전시 오프닝 행사는 21일 저녁 7시에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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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궐기대회>(2023). 메이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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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작 20여 점 중 〈궐기대회〉는 처음 공개하는 작품이다. 1980년 5월26일 상황을 그는 이렇게 기억한다. “홍성담이 녹두서점에서 쓴 ‘프랑’(플래카드)을 들불야학 형제들과 무등육아원 출신 동지들이 도청 앞 분수대에 걸었다. 김상집 등이 전남대 통학차에서 떼 낸 앰프를 분수대에 설치했다. 김태종이 ‘아, 아, 광주시민 여러분 잘 들립니까?’라고 말한다. 임영희가 ‘우리는 왜 총을 들 수밖에 없었는가?’를 낭독한다. ‘살인마 전두환’ 허수아비에 나명관과 김성섭이 불을 붙인다. 윤상원이 ‘80만 광주시민 결의문’을 낭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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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사항전>(2019). 메이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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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화가는 80년 5월27일 새벽까지 반란세력의 진압작전에 맞서 총을 들고 싸웠다. 그는 2017년 몇몇 화가들에게 5·18 현장을 작품으로 재현하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그의 구술을 화가들이 그림으로 그리는 프로젝트는 작업 진척이 더뎠다. 급기야 그는 오광섭 화백을 찾아가 사사를 하기 시작해 6년간 그림에 매달렸다. 〈최후의 항전〉, 〈결사항전〉, 〈6월항쟁도〉 등은 5·18과 6월항쟁 현장에서 투쟁했던 사람만이 표현할 수 있는 ‘세밀한 묘사’를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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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노근과 안성례>(2020). 메이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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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노근과 안성례>, <김경남 목사>, <김동원 교수>, <강신석·강혜영>, <정동년>, <강용주 어머니 조순선 여사> 등의 작품은 민주화를 위해 헌신한 이들을 따뜻한 시선으로 그린 인물화들이다. 화가인 임의진 메이홀 관장은 “대부분 작품이 사실화적 기법으로 표현됐고, 작가가 그간 연마한 유화의 음영 테크닉이 높은 결실을 거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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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항쟁도>(2020). 메이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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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의사 출신인 김 화가는 참여자치21 대표와 광주전남6월항쟁 이사장을 지냈으며, <윤상원 평전>의 저자이자 <녹두서점의 오월> 공동 저자이기도 하다. 대한민국미술대전 서예 추천작가인 그는 국궁에 열중해 지금은 광주광역시궁도협회 회장을 맡고 있다. 김 화가는 “취미로 삼아 그림을 그리려고 한 것이 아니고 5·18과 6월항쟁의 역사 현장을 기록하려고 붓을 들었다”고 말했다.

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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