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메테 프레데릭슨 덴마크 총리와 만나 대화를 나누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외부 일정 중 지난해 서거한 고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을 가리키는 듯한 발언을 해 말실수 논란이 불거졌다.
AFP통신과 폭스뉴스 등 외신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미국 코네티컷주 웨스트 하트퍼드에서 열린 총기규제 개혁 관련 행사에 참석해 ‘공격용 무기’ 금지를 비롯한 대응책 등에 대해 연설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연설 도중 “나도 내가 그렇게 늙어보이지 않는다는걸 안다. 나는 103살 보다는 어리다”면서 농담을 할 정도로 여유있는 모습을 보였다.
그런데 바이든 대통령이 행사를 마무리하면서 “여왕에게 신의 가호를”이라고 말해 실언 논란이 일었다. 현재 여왕으로 지칭할 만한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고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은 지난해 9월 서거했다. 아들인 찰스 3세 국왕이 그 자리를 이어받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해 9월 부인인 질 바이든 여사와 함께 여왕의 장례식에도 참석한 바 있다.
바이든 대통령이 여왕을 가리키는 듯한 발언을 한 것을 두고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쏟아졌다. AFP통신은 “그가 무엇을 말하려고 했는지, 어떤 여왕을 지칭한 것인지, 왜 전통적인 영국의 애국적 구호로 들리는 말을 외쳤는지 아무도 설명할 길이 없었다”고 했다.
보수 성향의 폭스뉴스는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이 독립해나온 국가에 동일시하는 듯한 발언으로 행사를 마무리해 혼란을 불러일으켰다”면서 “기자회견장 밖에서 이 언급을 놓고 바이든의 인지 능력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다”고 했다.
이날 대통령의 일정을 동행한 뒤 백악관 출입기자들에게 취재 내용을 공유하는 역할을 맡은 토드 길먼 댈러스모닝뉴스 기자는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을 기자단에 전달하면서 “여러분 중 일부는 왜 이런 말이 나왔는지 물었는데, 나도 잘 모르겠다”고 했다.
논란이 커지자 올리비아 돌턴 백악관 수석부대변인은 “바이든 대통령이 군중 속 누군가에게 답변을 하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에 AFP는 “코네티컷 여왕의 신원은 밝혀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실언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종종 실언으로 구설에 오른 바 있다. 그때마다 야권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의 인지 능력에 대한 부정적 목소리가 나왔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 중간선거를 앞둔 지난해 10월 “우리는 54개 주에 갔다”고 했다. 미국은 50개 주로 이뤄진 국가다. 이는 미국인들에게 기초 상식으로 여겨진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들과 만난 자리에서는 ‘캄보디아’를 ‘콜롬비아’로 잘못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4월 백악관 어린이 방문 행사에서 한 어린이가 ‘마지막으로 방문한 나라가 어디냐’고 묻자 즉답을 하지 못하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행사 약 2주 전쯤 아일랜드와 북아일랜드를 다녀온 상황이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아일랜드계 이민자의 후손이다.
신주영 기자 jy@kyunghyang.com
▶ 삼성 27.7% LG 24.9%… 당신의 회사 성별 격차는?
▶ 뉴스 남들보다 깊게 보려면? 점선면을 구독하세요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