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서울 중구 그랜드센트럴에서 열린 업무협약식에서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비즈워치 |
정부가 금융·산업계와 손잡고 미디어·콘텐츠 분야에 5000억원 규모의 지원책을 마련했다. 지식재산권(IP) 확보, 글로벌 진출 등을 위한 자금 수요에 대응하고 경쟁력을 높이자는 취지다.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 장관은 15일 서울 중구 그랜드센트럴 1인미디어 콤플렉스에서 IBK기업은행, KT·SK브로드밴드·LG유플러스 등과 함께 디지털 미디어·콘텐츠 투자 활성화와 금융지원 확대 방안을 발표하고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날 협약식에는 김성태 IBK기업은행장,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이사 겸 한국전파진흥협회장, 정한근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장, IPTV 3사 임원 등이 참석했다.
정부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메타버스, 크리에이터 등 3대 디지털 미디어·콘텐츠에 집중 투자하는 펀드를 1000억원 규모로 신규 조성할 계획이다. 세부적으로는 △OTT와 크리에이터 분야에 투자하는 디지털 미디어펀드와 △메타버스·혼합현실(XR)·가상현실(VR) 등에 투자하는 디지털 콘텐츠 펀드 조성을 추진한다.
기업은행은 우수 미디어 스타트업에 향후 3년간 100억원을 투자하는 '미디어 스타트업 투자 프로그램'을 과기정통부 지원사업과 연계해 추진한다. 신용보증기금 등과 협력해 미디어·콘텐츠 기업에 약 700억원 규모의 대출·보증도 제공할 방침이다.
정부는 또 IPTV 3사가 글로벌 OTT와의 경쟁에 대응하기 위해 3000억원 규모로 계획한 콘텐츠 공동수급 브랜드 '아이픽(iPICK)'을 통해 콘텐츠 투자 확대를 유도하기로 했다. 이동통신 3사(SK텔레콤·KT·LG유플러스)가 정보통신기술(ICT) 산업을 위해 출자한 코리아IT펀드(KIF)의 주요 투자 분야에 디지털 미디어·콘텐츠를 포함하도록 한다.
글로벌 자본유치를 위한 노력도 이어간다. 과기정통부는 대통령 순방 후속 교류, 수출 개척단, 주요 국제 콘텐츠 마켓과 행사 참가 등을 통해 해외투자 유치를 지원할 계획이다. 한국과 아랍에미리트(UAE) 정상회담 후속 조치로 UAE 국부펀드에 국내 OTT 등 디지털 기업에 투자할 것을 제안했으며 협의를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국내 OTT 업계는 이용자수 감소와 제작비 증가 등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콘텐츠 제작사 역시 제작비를 충당할 자체 자금이나 외부 조달 역량 부족으로 글로벌 OTT와의 계약 시 IP를 확보하지 못해 흥행에 따른 수익을 거두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과기정통부는 국내 미디어·콘텐츠 업계가 우수한 콘텐츠에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해외 진출과 IP 확보를 위해서는 자금의 원활한 공금이 중요하다는 인식하에 정부와 금융·산업계가 협력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다.
미디어·콘텐츠 업계 관계자들은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등을 기획·연출한 에이스토리의 최문석 이사는 "드라마를 제작했을 때 넷플릭스나 디즈니, 국내 OTT, 공중파가 소화할 수 있는 물량이 작년에 1이라고 하면 지금은 0.7 정도로 점점 줄어들고 있다"며 "저희 제작진이 할 수 있는 일은 콘텐츠의 질을 높이는 데 있다고 생각하고 그렇게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태현 웨이브 대표이사도 "지금까지는 조금 더 작거나 새로운 시도의 기획안에도 균일하게 배분이 됐지만 지금 만들어지는 투자 펀드에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며 "글로벌로 나가기 위해서는 규모의 경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종호 장관은 "금융기관, 미디어·콘텐츠 산업계와 협력해 오늘 발표한 투자 활성화 방안을 철저히 실행해나가겠다"며 "디지털 미디어·콘텐츠 산업 전반에 자금 공급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기 위한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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