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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5 (목)

이슈 양승태와 '사법농단'

양승태 5년째 1심, 재판 280번…증인 법관 66명 중 33명 옷 벗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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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2월 구속기소된 양승태 전 대법원장은 1심 재판만 5년째 받고 있다. 9일까지 267번의 공판 기일, 13번의 공판 준비 기일이 열려 현재까지 ‘280번 재판’이라는 최다 기록을 세웠다.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 등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주요 피고인들의 재판이 걸려 있는 상태에서 사법 신뢰 회복을 위한 제대로 된 발걸음을 떼기 힘들다. 일부 판사들은 시계를 5년 전으로 돌려 본다. 2018년 김명수 대법원장이 “검찰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며 빗장을 풀어준 순간이다.

중앙일보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한 고법 부장판사는 “대법원 내부 조사 기구를 통해서도 충분히 많은 문제가 드러났던 상황”이라며 “키를 검찰에 쥐여 줄 이유가 없었다”고 짚었다. 수사가 시작되면서 법원 자체 징계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까지 형사 재판의 공소사실이 됐고, 사건 마무리가 지나치게 지연됐다는 취지다. 한 지법 부장판사는 “무리한 기소로 대다수 판사에게 무죄가 선고됐지만, 그 결과(무죄)로 화살을 맞는 건 또 법원”이라고 말했다. 한 고법 판사는 “먼지털기식 수사 때문에 일을 할 수가 없어 법원을 떠난 이가 많다”며 “앞으로 법원을 짊어지고 갈 이들이 ‘사법농단 연루자’라는 오명을 써 안타깝다”고 했다.

양 전 대법원장 재판에 증인으로 나온 전·현직 법관은 66명, 그중 33명이 법복을 벗었다.

중앙일보

차준홍 기자


당초 문제를 제기했던 판사들은 “수사는 막을 수 없는 수순이었다”고 한다. 한 지법 부장판사는 “강제동원 재상고 사건 재판 거래 의혹까지 터져 나오니 믿을 수가 없었다”며 당시 분위기를 설명했다.

검찰 관계자는 “검찰도 법원 수사는 신중하게 접근하던 상황”이라며 “법원이 스스로 냉정하게 처리하지 못한 것을 법관들은 원망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효정·문현경·김정연·이병준 기자 oh.hyo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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