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천시의회 전경. /뉴스1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경북 영천시의회 의장의 갑질 논란이 불거졌다. 공무원노조는 해당 의장이 과거에도 직원에 대한 폭언으로 물의를 빚었다며 ‘공개 사과와 의장 사퇴’를 촉구했다.
논란은 지난 4월 30일 한 포털 홈페이지에 올라온 글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시작됐다. 기초의회 의장 비서로 일하고 있다는 A씨는 “살인적인 업무량에 너무나도 괴팍한 의장”이라며 “5개월 동안 하루도 쉬지 못했다”고 했다. 일과 시간에는 행사 수행을 다니고, 저녁에 일정을 짜고 축사를 쓰다보면 보통 퇴근시간은 오후 10~11시라고 했다. 한 달 평균 110시간의 초과 근무에 시달리고 있으며 의장의 개인 소셜미디어까지 관리해야 한다고 했다.
A씨는 “우리 의장은 보통의 의회 의장과 다르다”며 “현재 자기 목표는 시장이다. 의회 직원뿐만 아니라 집행부 직원까지 모두 힘들어하고, 특히 저는 미칠 지경”이라고 했다. 그는 “업무 지시를 밤낮 상관없이 내리는데, 내용도 명확하지 않다”며 “불명확한 지시를 내리고는 ‘자기 마음을 읽어서 비서가 찾아서 하라’고 한다”고 했다.
A씨는 “5개월 과로로 원래 아프던 허리디스크가 더 악화됐다”면서도 “그만두면 조직 내에 어떤 소문이 퍼질지, 앞으로 저의 공직생활이 어떻게 될지 두려워 그만두기가 쉽지 않다”고 털어놨다.
하기태 영천시의장. /영천시의회 홈페이지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문제의 주인공으로 지목된 이는 경북 영천시의회 하기태 의장이다. 게시글이 알려지면서 지역사회에서 비판 목소리가 나오자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영천시지부는 7일 성명을 통해 “여직원이 충격으로 정신과 치료를 받는 등 고성과 폭언, 빈번한 호출, 부당한 업무지시가 다수 확인됐다”고 밝혔다.
노조는 “예전 시청에서 근무할 당시의 고압적 업무스타일이 하나도 변하지 않았다”며 “집행부 공무원은 물론 하위직에 가해진 갑질 행위 근절을 위한 조례 제정 등 재발 방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이어 “자질 없는 하 의장은 사과하고 의장직을 사퇴하라”며 “요구사항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가능한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하 의장은 “소셜미디어는 바쁠 때 서너 차례 지시한 적은 있으나 상당수 소문은 과장된 것으로 보이는 만큼 조만간 입장문을 발표해 시민들에게 사실을 알리겠다”고 했다. 이어 “당사자는 ‘글을 쓴 적이 없다’고 하고, 현재 만날 수도 없는 상황으로 사퇴할 정도의 잘못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해당 직원은 글이 알려진 직후 보직 이동을 신청했고 지금은 장기 휴가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가영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