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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0 (금)

한번쯤 고민해본 편의점 사업…20대 점주들의 현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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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난에 소자본 창업 가능해
20대 점주 비율 매년 늘어나
업계 “운영 어렵지 않아 장점
월세·인건비 등은 고려해야”


매일경제

편의점 업계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주요 편의점 3사의 신규 창업자 중 20대 점주 비율은 해마다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 이후에도 경기 불황과 취업난이 이어지면서 청년들이 편의점 창업에 뛰어드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소규모 자본으로도 충분히 창업할 수 있기 때문인데 이미 시장이 ‘레드오션’이어서 예상치보다 수익이 부진할 수 있단 우려가 나온다.

7일 편의점 업계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주요 편의점 3사의 신규 창업자 중 20대 점주 비율은 해마다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CU의 경우 신규 점주 중 20대가 차지하는 비중이 2020년 7.4%에서 지난해 16.2%로 상승했다. GS25도 2020년 12.9%에서 지난해 15.8%까지 증가했고, 같은 기간 세븐일레븐도 11.4%에서 13.0%로 1.6%포인트 늘어났다.

20대가 편의점 창업에 나선 데는 복합적인 원인이 뒤엉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청년들의 눈길을 끄는 건 타 유통 프랜차이즈보다 창업 비용 부담이 적다는 것이다.

주요 편의점 중 A사의 경우 점포를 차리는 데 드는 최소 비용은 약 2270만원이다. 브랜드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고, 또 투자 예치금(임대보증금)도 고려해야 하지만 1억원 이내에도 얼마든지 창업할 수 있는 셈이다.

A사 관계자는 “상품대와 소모품비가 약 2270만원 정도다. 여기에 투자 예치금을 포함하면 기본비용은 4470만원 정도”라며 “임대료나 보증금 등을 고려해 보통 5000만원선이라고 (신규 점주에게) 안내한다”고 설명했다.

취업난이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는 데다 타 업종보다 일을 쉽게 익힐 수 있다는 점도 20대 점주가 증가한 배경으로 꼽힌다. 별다른 경력이 없어도 초기 자본만 있으면 편의점을 차릴 수 있는 것. 점주로서 해야 할 역할 역시 아르바이트 등을 통해 금세 익힐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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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지난 3월 발표한 ‘편의점 운영실태 및 현황 분석자료’에 따르면 서울 내 편의점 수는 지난 2006년 2139개에서 2021년 8493개로 4배 가까이 증가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서울 중구의 한 편의점주(50대)는 “나는 점포를 차리기 전에 다른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하며 일을 익혔다. 중년이어도 별 어려움이 없었는데 젊은 친구들은 얼마나 빠르겠느냐”고 말했다.

문제는 이미 국내 시장이 포화상태라는 점이다. 서울시가 지난 3월 발표한 ‘편의점 운영실태 및 현황 분석자료’에 따르면 서울 내 편의점 수는 지난 2006년 2139개에서 2021년 8493개로 4배 가까이 증가했다.

같은 기간 단위 면적당 밀집도 역시 큰 폭으로 올라갔다. 서울 지역 1㎢당 편의점 수는 2006년 3.53개에서 2021년 14.02개까지 늘어났다. 골목마다 편의점이 들어서면서 점포 간 경쟁이 치열해졌다는 의미다.

반면 최근 편의점들의 연평균 매출은 가시적인 증가세를 기록하는 대신 4억원대 중반을 오르내린 것으로 집계됐다.

▲2017년 약 4억4817만원 ▲2018년 약 4억6220만원 ▲2019년 약 4억7043만원 ▲2020년 약 4억 3619만원 ▲2021년 약 4억4832만원 등 순이다. 물가상승률을 고려하면 실질적으로는 감소한 것에 가깝다.

가맹점 수 증대 차원에서 각 편의점 본사에는 반가울 수 있으나, 청년들이 맹목적으로 창업에 나서는 건 경계해야 한다는 건 우려가 나온다. 단순 창업비용 외에도 월세와 전기료, 인건비 등을 고려하면 기대치보다 실익이 적을 수 있어서다.

업계 종사자는 “편의점에서 가장 중요한 건 입지다. 각 사가 상권 분석을 통해 예상 매출을 제안해주지만 그게 꼭 정답은 아니다. 실제로는 그보다 못한 매출이 나올 수 있다”며 “인건비 등에 대해서도 경영주들이 꼭 고민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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