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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6 (목)

대법 "조건부 정기상여금도 통상임금"… 기업 혼란 우려된다 [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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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재직자에게만 지급하는 조건부 정기상여금도 통상임금에 포함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통상임금은 연장·휴일 근로수당 등을 산정하는 기준이 되는데, 정기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포함되면 이들 수당을 포함한 인건비가 급증해 재계 우려가 커질 수밖에 없다. 가뜩이나 생산성 하락으로 국내 기업의 해외 이전이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이번 판결이 경영상 어려움에 처한 중소 제조업의 해외 이전을 더 부추기지 않을까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19일 대법원은 한화생명보험 전현직 근로자가 회사를 상대로 낸 임금 청구 소송의 상고심을 선고했다. 앞서 이들은 2016년 지급 시점에 재직 중인 사람에게만 주는 정기상여금도 통상임금으로 볼 수 있다며, 정기상여금을 포함해 재산정한 근로수당 등 차액을 달라고 소송을 제기했다. '지급일 이전에 퇴직한 종업원에게는 상여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사측과의 보수협약이 부당하다는 취지다. 이날 대법원은 "근로자가 소정근로를 온전하게 제공하면 정기적, 일률적으로 지급하도록 정해진 임금은 그에 부가된 조건의 존부나 성취 가능성과 관계없이 통상임금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즉, 근무실적과 무관하게 지급되는 정기상여금도 임금에 포함된다는 것이다. 이번 판결은 최저임금 급등으로 어려운 중소기업을 한발 더 경영위기로 내몰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제조업 등 교대근무가 많은 업종은 충격이 더 클 것으로 우려된다. 신규 고용을 더욱 위축시킬 부작용도 예상된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이번 판결로 연간 약 6조7889억원의 추가 인건비가 발생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문제는 노사가 함께 지혜를 모아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기업은 근로자의 정당한 권리를 인정하되, 노동계는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고려한 합리적인 타협안을 모색해야 한다. 일시 지급이 아닌 분할 지급, 또는 임금체계 개편을 통한 해결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정부도 갑작스러운 비용 부담으로 도산하는 중소·영세기업이 발생하지 않도록 세제 지원이나 금융 지원 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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