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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공식 출범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단독]“공수처, 답이 안 보인다”… 1기 검사 13명중 9명 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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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 한계… 법조인의 무덤” 목소리

2월부터 부장검사 등 6명 줄사표

“檢탓-언론탓” 지휘부 공개 비판도

“인력 부족… 수사대상 줄여야” 지적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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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수사1부 소속 최진홍 검사(사법연수원 39기)가 최근 사의를 표명하고 공수처를 떠나기로 한 것으로 확인됐다.

6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올 2월 이후에만 김수정 예상균 김성문 전 부장검사를 비롯해 윤준식 박시영 최진홍 검사까지 총 6명이 사직하며 ‘공수처 엑소더스(대탈출)’가 이어지고 있다. 최 검사를 포함하면 2021년 공수처 검사로 처음 임용된 13명 중 9명이 떠나 4명(31%)만 남게 됐다. 공수처 검사의 임기는 3년이고 3번 연임해 최대 12년 동안 일할 수 있는데 첫 임기를 마치기 전에 70%가 떠난 것이다.

● “공수처는 법조인들의 무덤”

최 검사의 이탈로 공수처 검사 수는 19명으로 줄게 됐다. 공수처 검사 정원은 김진욱 처장과 여운국 차장을 포함해 25명이지만 2021년 1월 출범 후 한 번도 정원을 채운 적이 없다.

공수처를 떠난 검사들은 인원 및 권한 부족으로 수사에 한계가 뚜렷하다는 점을 탈출의 이유로 꼽았다. 공수처 검사 출신의 A 변호사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공수처 검사 수가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 1∼3부를 합친 것보다 적다”며 “게다가 수사 권한은 한정돼 있어 뛰어난 특수통 출신이 와도 답이 안 보인다. 공수처는 법조인들의 무덤이나 마찬가지”라고 했다. 공수처가 고위공직자 뇌물 사건을 수사하려면 뇌물을 준 기업이나 사업가의 배임, 횡령 혐의에서 단초가 발견돼야 하는데 수사 대상이 고위공직자로 한정돼 있다 보니 수사 자체가 어렵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3월 공수처를 떠난 예상균 전 부장검사의 경우 최근 학술지에 논문을 발표하며 공수처를 검찰과 경찰 인력이 함께 수사하는 ‘상설특검’ 형태로 운영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 “피해의식 휩싸인 지휘부도 문제”

김 처장을 비롯한 지휘부의 언행에 실망해 공수처를 떠났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공수처 검사 출신 B 변호사는 2021년 이성윤 전 서울중앙지검장의 ‘황제조사’ 논란 이후 수원지검에 대한 내사에 착수한 걸 보면서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그는 “김 처장은 해당 보도가 자신을 겨냥해 검찰에서 흘린 것이란 확신이 강했다”며 “감정이 섞인 보복수사를 하는 걸 보고 실망했다”고 말했다.

김성문 전 부장검사도 사의를 밝히면서 지휘부의 태도를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그는 김 처장 등을 제외하고 나머지 구성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간부회의에서 ‘검찰이 일부 언론과 짜고 공수처를 죽이려고 한다’ 등의 말이 수시로 오갔다”고 했다. 이 밖에도 사무 인력 부족으로 월급이 잘못 계산돼 지급되는 등 웃어 넘기기 어려운 행정상 실수가 반복되는 점도 공수처를 떠난 이유로 꼽혔다.

승재현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박사는 “국회의원 등 모든 고위공직자 7000명이 공수처 수사 대상인데 현재 인력으로는 현실적으로 다 담당하기 어렵다”며 “대법원장 및 대법관, 검찰총장, 판사 및 검사, 경무관 이상 경찰공무원에 대한 수사만 하도록 과감히 수사 대상을 줄이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고 했다.

장은지 기자 je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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