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강석 목사 “우리가 누리는 자유, 참전용사들의 땀과 눈물 덕분”
새에덴교회 소강석(왼쪽에서 넷째) 담임 목사와 교인들이 참전 용사 보은 행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한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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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년 동안 참전 용사 보은 행사를 하면서 ‘왜 우리 교회만 해야 하나?’라는 생각이 든 적도 있었고 코로나 때는 ‘이런 시기에도 해야 하나?’ 싶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노병들이 ‘우리를 기억해주는 것은 대한민국뿐’이라며 좋아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멈출 수가 없었습니다.”
민간 차원의 대표적 6·25 참전 용사 보은 행사를 이어온 경기 용인 새에덴교회가 올해도 17~22일 행사를 갖는다. 소강석 새에덴교회 담임목사는 5일 기자 간담회를 갖고 “보은 행사를 해오면서 우리가 누리는 평화는 거저 주어진 선물이 아니고, 자유도 공짜가 아니라는 사실을 절감했다”며 “참전 용사들의 땀과 눈물이 더욱 숭고하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이 교회의 참전 용사 보은 행사는 지난 2007년 시작됐다. 그해 초 소강석 목사가 미국 마틴 루서 킹 퍼레이드 전야제에서 한 흑인 참전 노병을 만난 것이 첫 단추였다. ‘의정부, 동두천…’ 등 한국의 지명을 말하며 허리의 총상을 보여준 참전 용사는 “발전한 한국을 보고 싶다”고 한 것. 즉석에서 초청을 약속한 것이 17년간 이어진 보은 행사의 시작이었다.
그동안 새에덴교회는 미국, 캐나다, 호주, 태국, 필리핀 등 8국에서 연인원 6000명에 이르는 참전 용사와 가족을 한국으로 초청하거나 현지에 초대해 보은의 자리를 마련했다. 항공·숙박은 교회가 책임졌다. 5성급 호텔에 숙소를 마련하고 임진각, 판문점, 전쟁기념관, 평택 미8군사령부 등을 둘러보고 선물도 드렸다.
작년 미국 워싱턴DC에 완공된 ‘추모의 벽’을 주도한 웨버 대령을 비롯해 흥남 철수 때 피란민을 실어 나른 메러디스 빅토리아호 1등 항해사 등이 보은 행사에 초대돼 한국을 방문했다. 코로나 팬데믹 당시에는 보은 행사가 끊길 뻔했지만 줌·메타버스 기술을 이용한 온라인 행사로 진행했다.
올해는 4년 만에 재개된 대면 행사. 만 93세 폴 헨리 커닝햄 전(前) 미국 한국전참전용사회 회장을 비롯해 90대 노병 6명과 전사자·실종자 가족 등 47명이 방한, 18일 오후 4시 새에덴교회에서 ‘참전 용사 초청 보은과 전몰 장병 추모 예배’를 드리는 등 5박 6일간 행사가 진행된다. 교회는 올해 행사에 앞서 지난 5월 말에는 주일학교 학생들이 6·25 참전 용사 감사 편지 쓰기 행사를 갖기도 했다.
교회는 참전 용사를 한국으로 초청하는 행사는 올해를 마지막으로 계획하고 있다. 90대 초고령인 용사들의 건강과 안전 때문. 이번 참가자들도 모두 의사의 특별 허가를 받았다고 한다. 소 목사는 “내년부터는 해외 참전 용사는 현지로 찾아가서 만나고, 국내 참전 용사 보은에 정성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한수 종교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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