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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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저효과에 물가 상승세 둔화
2일 통계청이 발표한 5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1.13(2020년=100)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3.3% 올랐다. 2021년 10월(3.2%) 이후 19개월 만에 가장 낮은 상승률이다. 지난해 7월(6.3%) 정점을 찍은 뒤 점차 둔화하는 추세다. 특히 올해 들어 2월(4.8%), 3월(4.2%), 4월(3.7%) 등 상승률 하락세가 뚜렷하다.
지난달 석유류 가격이 1년 전보다 18% 떨어진 게 물가상승률 둔화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 2020년 5월(-18.7%) 이후 최대 하락 폭이다. 통계청은 석유류 가격 하락이 전체 물가상승률을 0.99%포인트 떨어트렸다고 분석했다. 농‧축‧수산물 가격도 지난해 같은 달보다 소폭 하락했다.
지난달 18일 서울 서초구 하나로마트 양재점에서 시민들이 치킨과 피자 밀키트를 고르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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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저효과도 작용했다. 지난해 5월엔 물가상승률이 5.4%였다. 1년 전과 비교를 하다 보니 상대적으로 물가가 급등했던 지난해 중순의 기저효과로 상승률이 둔화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김보경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기저효과가 많이 작용하면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대에서 3%대로 내려간 것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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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요금·외식 물가 여전히 높아
다만 전기‧가스‧수도 가격이 23.2% 오르는 등 생활과 밀접한 품목은 여전히 물가 수준이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달 전기료(25.7%), 도시가스(25.9%), 지역난방비(30.9%) 등 공공요금이 크게 올랐다. 정부가 지난달 16일부터 전기요금을 ㎾h당 8원, 도시가스요금을 MJ당 1.04원씩 인상한 여파다.
지난달 외식 물가는 1년 전보다 6.9% 오르면서 전체 소비자물가의 0.9%포인트를 끌어 올렸다. 외식 물가는 4월(7.6%)과 비교하면 상승세가 소폭 둔화하긴 했지만, 여전히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2배가 넘는 수준이다. 지난달 피자(12.2%), 햄버거(10.3%), 김밥(10.1%) 등 1년 전보다 10% 넘게 오른 외식 품목도 눈에 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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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대 갔다가 다시 3%대 오른다”
한국은행은 올해 중반까지는 물가상승률이 뚜렷한 둔화 흐름을 이어가다가 연말엔 다시 3%대로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날 김웅 한은 부총재보는 “근원물가 상승률은 더딘 둔화 흐름을 지속했다”며 “올해 중반까지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대로 낮아질 가능성이 있지만, 이후 다시 높아져 등락하다가 연말에는 3% 내외 수준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실제 지난달 식료품‧에너지 가격을 제외한 근원물가 상승률은 3.9%를 기록했다. 올해 2~4월 꾸준히 4%를 기록하다가 소폭 하락하긴 했으나 둔화 폭이 작았다. 근원물가는 변동성이 큰 품목은 제외하고 측정한 물가 수준으로,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준다. 한은은 국제유가 추이, 국내외 경기 흐름, 공공요금 인상 등을 향후 불확실성 요인으로 꼽았다.
한편 고물가로 인한 부담을 가장 크게 느끼는 건 중산층인 것으로 조사됐다. 통계청이 이날 공개한 '가구특성별 소비자물가 작성 결과'에 따르면 소득 상위 20%와 하위 20%를 제외한 중위 60%의 지난해 연간 물가상승률은 5.2%다. 전체 가구 대상 물가 통계를 가구의 지출 비중에 따라 재조정한 결과다. 상위 20%(5%), 하위 20%(5.1%)보다 높았다. 또 가구주 연령대가 높을수록 물가 부담이 컸고, 1인 가구보단 2인 이상 가구가 체감 물가상승률이 더 높았다. 가구 특성별 소비자물가는 국가승인통계가 아닌 실험적 통계로 가구 특성별 가중치를 적용해 산출했다.
세종=정진호 기자 jeong.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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