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부 출전 논란 잘 알아"
"성소수자 입지 넓히는 계기 되길"
국내 최초 성전환 사이클 선수 나화린(37)씨 모습. 철원= 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내 출전이 논란이 되길 바란다."
트랜스젠더 여성이 3일 개막하는 강원도민체전 사이클 경기에 출전한다. 트랜스젠더가 여성 참여가 국내 종합체육대회에서 처음있는 일이라 관심이 쏠린다.
강원 철원군 이길리에 사는 나화린(37)씨는 1일 "3일 양양에서 열리는 도민체전 여자 사이클 경륜과 스프린트, 개인도로 종목에 출전한다"고 말했다. 나씨는 지난해 10월 17일 성전환 수술을 받은 트랜스젠더다. 올해 4월 7일 법원이 나씨가 신청한 성별정정허가를 승인해 공식적으로 여성이 됐다. 이름도 황규복에서 나화린으로 개명했다. 체전을 주관하는 강원도체육회가 성별 외엔 아무런 제약을 두지 않아 이번 대회 여자부 출전이 가능해졌다.
"일주일 전부터 평소 하루 2㎞였던 운동량을 100㎞까지 늘렸다"는 나씨는 "성소수자라는 사실이 알려지는 게 전혀 부담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오히려 이번 도민체전 출전이 이슈가 돼 우리 사회가 성소수자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는 입장을 전했다.
나씨는 특히 "36년간 남자로 살아왔던 자신의 출전이 논란이 될 것이란 것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신장 180㎝, 몸무게 72㎏의 건장한 체격을 가진 그의 골격근량은 32.7㎏으로 일반 여성 평균치보다 10㎏이상 많다. 더구나 그는 2012년 강원도민체전 남자 사이클 종목에 출전해 4관왕을 차지하기도 했다. 나씨의 출전이 공정성 논란으로 확대될 소지가 있다. 해외에서도 사이클을 비롯해 육상, 농구, 역도 등 여러 종목에서 트랜스젠더 출전을 놓고 논란이 불거졌다.
나씨는 그러나 "스스로 논란이 돼 남녀로 정해진 출전 부문에 성소수자가 비집고 들어갈 길을 내고 싶다"며 "성소수자가 제3의 성별로 인정받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그는 "남자였다가 여자인 내가 엄연히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라며 "스포츠에서 성소수자 입지를 넓히기 위해 대회 출전을 결심했다"고 덧붙였다.
철원= 박은성 기자 esp7@hankookilbo.com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