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명백한 드론테러, 두고보자” 격분…우크라 “우리와 관련 없어”

30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아파트를 공격한 무인기 잔해가 바닥에 떨어져 있다. 러시아 당국은 이날 공격 배후로 우크라이나를 지목했으나 우크라이나는 이를 부인했다. [연합]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모스크바에 대한 드론 공격을 '테러'로 규정했다. 이에 상응하는 대응이 있을 것이라고 경고도 했다.

로이터,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열린 경제 관련 전시회에서 이번 드론 공격을 놓고 "러시아는 최근 우크라이나 군 정보기관 본부를 공격했지만, 우크라이나는 대응책으로 다른 길을 택했다"며 "이들은 러시아와 러시아 시민들을 위협하고 주거 건물을 공격했다. 명백한 테러 행위의 증거"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 도발은 러시아의 상응한 대응 유도를 위한 일"이라며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을지 두고 보라. 우크라이나 시민은 그 나라 지도자가 러시아가 이런 대응을 하도록 이끌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푸틴 대통령은 모스크바의 방공망이 뚫린 것 아니냐는 말에는 "아직 과제가 있지만, 방공망은 정상적으로 잘 작동했다"고 했다.

이날 오전 모스크바는 대규모 드론 공격을 받았다. 도시 서쪽과 서남쪽 아파트들이 일부 손상됐다. 부상자도 발생했다.

현지 매체는 드론 25대가 공격에 동원됐다고 보도했다. 이후 러시아 국방부는 공격해온 드론 8대를 모두 요격했다고 발표했다.

러시아는 공격 배후로 우크라이나를 지목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는 이를 부인하고 있다.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고문은 이날 유튜브 영상에서 이번 공격에 대해 "물론 우리는 이와 아무 관련 없다"며 "우리는 이런 공격의 증가를 지켜보고 예상하게 돼 기쁘다"고 했다.

29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경찰들이 러시아가 쏜 순항미사일 잔해를 살펴보고 있다. 러시아는 키이우 건립 기념일인 28일부터 수도를 겨냥해 드론(무인기)·미사일 공격을 쏟아붓고 있다. [연합]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의해 점령된 자포리자 원자력발전소를 위협 중이라는 주장도 했다.

그는 "또 다른 위협이 있다"며 "가령 우크라이나가 핵을 이용한 '더티 장치'를 이용해 자포리자 원전 작동을 방해할 수 있다"고 했다.

'더티 장치'는 재래식 폭탄에 핵물질을 주입해 폭발시 주변에 방사능 오염을 주는 '더티밤'을 지칭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모스크바에서는 지난 2일에도 크렌린궁에 대한 드론 공격 시도가 있었다. 당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테러라고 비난했지만 우크라이나는 이를 부인했다.

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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