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오전 10시 서울 조계사에서 열린 부처님오신날 봉축법요식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합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
불기 2567년 부처님 오신 날 봉축법요식이 27일 오전 10시 전국의 사찰에서 열렸다. 이날 봉축행사는 4년 만에 코로나19의 제약을 받지 않고 불자들이 운집한 가운데 개최됐다. 조계사 총본산인 조계사에서 열린 봉축법요식은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해 1만여명이 참석했지만, 2012년 이래 매년 초청되던 이주노동자, 산재피해자, 세월호 유가족 등 사회적 약자들은 배제된 채 진행됐다.
윤 대통령은 이날 축사에서 “모든 인간은 존귀하고 존엄하며 어려운 이웃의 아픔을 보듬고 어루만지라는 부처님의 가르침은 우리 사회의 따뜻한 등불이 되고 있다”며 “우리 정부의 인권 존중과 약자보호는 부처님의 가르침에서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또 올해 봉축 표어인 ‘마음의 평화, 부처님 세상’을 새겨 “부처님의 세상은 바로 공동체와 이웃을 위하라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실천하는 것”이라며 “정부는 어려운 이웃을 더 따스하게 살피고 국민의 삶 구석구석에 희망이 스며들 수 있도록 그리고 세계시민 모두와 함께 서로 도와가며 평화를 찾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27일 오전 10시 서울 조계사에서 열린 부처님오신날 봉축법요식. <한국방송> 갈무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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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무원장 진우 스님은 봉축사에서 “상대방을 배려했던 따뜻한 마음, 최악의 상황에서도 공동체의 질서를 해치지 않은 희생정신, 나보다 어려운 이웃을 먼저 보살피는 자비심이 우리 모두를 구했다”며 “정치인들과 사회 리더들이 자신을 제어할 줄 알아야 하고, 자신을 다룰 수 있는 힘을 기르게 되면 정토사회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조계종 성파 종정은 원로회의 의장 자광 스님이 대독한 법어를 통해 “깨달음을 얻은 이는 함께 아파하는 중생을 치유하는 대기용을 얻을 것”이라며 “이 세상의 모든 고통은 자비와 헌신 없이는 줄어들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조계종 중앙신도회 주윤식 회장은 ‘모든 차별과 혐오, 갈등과 폭력, 빈곤과 질병없는 세상을 위한 사부대중 발원문’을 통해 “아직도 무명의 그림자에 가려져 있는 이 세상은 수많은 이념 대립과 차별로 인해 갈등을 빚고 있으며 너무나 많은 이들이 상처받고 있다”며 “앞으로 우리들은 불자로서 본분을 잊지 않고 화합과 상생의 정신으로 불교를 위해 헌신하고 노력하며 이웃과 사회를 위한 무애행을 실천하는 진정한 불자가 될 수 있도록 정진하겠다”고 발원했다.
27일 오전 10시 서울 조계사에서 열린 부처님오신날 봉축법요식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축사를 하고 있다. <한국방송> 갈무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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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조계종 지도자들과 사부대중 발원문과 윤 대통령의 축사는 모두 약자보호와 자비에 초점이 맞춰졌지만, 정작 매년 초청되던 사회적 약자들이 초청되지 않고 배제된 채 거행됐다. 이날 조계사 봉축법요식에는 총무원장 진우 스님과 원로회의 의장 자광 스님을 비롯한 1만여명이 참석하고 윤 대통령과 김진표 국회의장, 이재명 민주당 대표, 오세훈 서울시장 등이 함께했다. 조계종은 2012년부터 해마다 법요식에 세월호 유가족과 이주노동자, 해고근로자, 산재피해자 등 사회적 약자들을 초청해왔다. 올해는 윤석열 대통령이 참석함에 따라 대통령의 ‘심기경호’를 위해 사회적 약자를 배제했다는 반발이 조계종 안팎에서 제기됐다.
이날 봉축법요식은 불교 전통 의식인 도량결계, 향·등·꽃·과일·차·쌀 등 여섯 가지 공양물을 올리는 육법공양, 북소리로 중생의 어리석음을 깨우치는 명고, 성불을 기원하는 종을 울리는 명종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조현 종교전문기자 c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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