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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4 (금)

이슈 미술의 세계

뉴욕 록펠러센터 광장에 6.5m 숯 조각이 세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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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숯의 작가' 이배의 대형 조각 설치

박서보, 이배, 진 마이어슨 3인전

거장과 중견 '한국미술 저력' 소개

박서보 작품 40여 점 '회고전' 성격

윤종숙 회화 3점도 함께 소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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록펠러센터 광장에 설치될 이배 작가의 숯 조각 '불로부터' 예상 이미지. [사진 조현화랑 SNS 이미지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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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이 6.5m, 너비 4.5m. 무게는 총 3.6t.

숯으로 쌓아 올린 거대한 조각이 미국 심장부 뉴욕 록펠러 센터 야외 광장 채널 가든에 세워진다. 30년 이상 숯을 재료로 회화·조각·설치 작업을 해온 이배(66) 작가의 '불로부터' 연작 중 하나다. 이 초대형 숯 조각을 신호로 한국 현대미술이 뉴욕 한가운데서 공을 쏘아 올린다.

오는 6월 8일부터 7월 26일까지 록펠러센터 야외에 숯 조각이 설치되는 동시에 링크 레벨 갤러리에서는 이 작가를 비롯해 '한국 단색화 거장' 박서보(92), 한국계 미국인 작가 마이어슨(51) 등 3인의 작품 70여 점을 소개하는 대규모 전시가 열린다. 제목은 '기원, 출현, 귀환'이다. 세대를 넘어서 각각 자신만의 조형 언어로 작품 세계를 구축해온 한국 미술 거장과 중견 작가의 대표작을 국제무대에 소개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이 행사는 오는 7월 록펠러센터에서 열리는 한국 문화 기념행사의 목적으로 추진됐으며, 전시는 부산 대표 갤러리 조현갤러리(대표 최재우)가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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록펠러센터 링크 레벨 갤러리 전시에서 박서보 화백의 작품 40여 점이 전시된다. [사진 기지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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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작가는 각기 다른 소재로 작업하지만, 한국 현대미술의 오늘을 이끌고 있다는 점에서 맥을 같이 한다. 특히 박 화백은 캔버스에 배경을 칠하고 마르기 전에 연필로 드로잉을 반복하는 '묘법' 연작을 통해 동양적 정신세계를 표현해온 대표 작가다. 3인전으로 구성됐지만, 박 화백 작품이 '연필묘법' 등 초기작부터 최근작까지 총 40여 점에 달해 '회고전'을 방불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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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E BAE Issu du feu ch-190, 2003 65 x 50 cm. [사진 조현화랑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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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숯의 작가'라 불리는 이배. [사진 조현화랑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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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숯의 작가'라 불리는 이배는 요즘 미술시장에서 가장 '핫한' 중견 작가 중 한 명이다. 몇 년 사이 인기가 급상승해 컬렉터 사이에서는 "아무리 기다려도 작품이 없어서 못산다"는 얘기가 돌고 있을 정도다. 그는 지난 30년간 삶과 죽음이라는 주제를 표현해왔다. 동양 수묵화의 정신을 숯 그림과 설치를 통해 재해석하며 숯의 표현 가능성을 탐구해왔다. 그에게 '숯'은 새로운 형태의 생명, 영원의 응축을 상징한다. 이번 전시에서 그는 숯을 잘라 캔버스에 붙이고 표면을 갈아 완성한 작품부터 작가의 몸 움직임으로 필치를 강조하는 회화 시리즈까지 함께 선보인다.

한편 록펠러센터 채널가든에서 한국 예술가가 작품을 선보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이곳에서는 아니시 카푸어, 자우메 플렌자 등 세계적인 작가들이 조각을 선보인 바 있다. 또 작가에게도 이번 조각은 앞서 한 번도 시도해보지 않은 최대 규모다.

나무의 결이 고스란히 살아 있는 거대한 숯덩어리로 구성된 작품이 초고층 빌딩이 즐비한 뉴욕 도심 한가운데서 어떤 울림을 자아낼지 기대를 모은다. 숯 조각은 이 작가의 작업실이 있는 경북 청도에서 제작됐으며 두 달 전 배편으로 부산항을 떠나 현재 뉴욕 현지에서 설치 준비를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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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계 미국인 작가 진 마이어슨. [조현화랑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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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진 마이어슨은 인천에서 태어났으며 네 살 때 미국 가정에 입양돼 자랐다. 잡지, TV, 사진에서 무작위로 추출한 이미지를 스캐너로 왜곡해 CG로 그림을 그렸으며 최근엔 AR(증강현실)로 작업 범주를 넓혀가며 '이주''정체성'과 '디아스포라' 등의 주제를 다루고 있다.

한편 조현화랑은 이 전시와 함께 록펠러 센터 로비에선 윤종숙(57) 작가의 회화 세 점도 함께 선보인다. 독일·영국에서 유학하고 유럽에서 활동하고 있는 윤 작가는 화면에 한국의 자연 풍경과 독일 추상표현주의가 자연스럽게 녹아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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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숙, 산, 2022, 캔버스에 유채. 윤종숙 작가 회화도 함께 선보인다. [사진 조현화랑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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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두 차례에 걸쳐 '멕시코 위크'를 열었던 록펠러센터는 올해 한국 문화 축제를 희망하며 조현화랑 측에 전시를 먼저 제안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록펠러센터는 부통산 개발·운영사인 티슈만 슈파이어(Tishman Speyer)가 소유·운영하고 있으며 최근 이곳에 활기를 다시 불어넣기 위해 다양한 문화 행사를 추진하고 있다.

이은주 문화선임기자 ju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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