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에너지 대란 따른 기저효과
7%대 외식물가 추가상승 가능성
외식물가 29개월째 상승 외식물가가 29개월 연속 오름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7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달 외식물가지수는 117.15(2020년 100)로 3월 대비 0.7% 올랐다. 이로써 외식물가는 2020년 12월부터 29개월 연속 오름세를 기록했으며, 29개월간 누적된 외식물가 상승률은 16.8%로 나타났다. 7일 오후 서울 명동 거리에 음식점 메뉴 간판이 설치돼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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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외부충격이 없다면 물가는 둔화세 유지할 것."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속적으로 강조해온 전망이 현실화됐는데도 소비자들의 부담은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다. 3%대로 하락한 물가의 체감도가 낮아서다. 물가급등 시기에 느꼈던 고통만큼 물가상승 둔화세에 느껴지는 완화감이 따라주지 못하며 둔화세가 '착시효과'일 뿐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7일 통계청에 따르면 4월 소비자물가는 전년동월비 3.7% 상승에 그쳤다. 지난해 7월에 6.3%로 고점을 찍은 데 이어 감소세를 보이다 올해 1월에 5.2%로 다시 깜짝 반등하며 좀처럼 잡히지 않을 것 같던 물가가 예상보다 빠르게 3%대로 진입한 것이다. 연말 정도에 3%대 초반을 예상하던 정부보다 이른 시점에 뚜렷한 둔화세가 나타난 것이다.
하지만 국민의 체감물가는 여전히 높다. 좀처럼 잡히지 않는 양파 가격이 전년동월비 51.7% 올랐고 개인서비스 6.1%, 외식물가 7.6% 등 일상과 밀접한 부분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인플레이션 심리의 가늠자로 볼 수 있는 근원물가와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지수도 소비자물가와 달리 4%대에 머무르고 있다.
물가상승 둔화세를 견인한 가장 큰 요인은 에너지 가격 하락이다. 지난달 석유류 가격은 전년동월비 16.4% 급락하며 둔화세에 0.9%p 기여했다. 지난해의 '에너지 대란'에 대한 기저효과가 깊게 작용한 셈이다. 국제 에너지 가격에 덜 민감한 유럽과 미국은 우리나라만큼 둔화세를 보여주지 못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미국 5%, 독일 7.8%, 영국 10.1% 등으로 아직 금리와 물가의 싸움이 한창이다.
한국은행이 두 차례 연속 금리를 동결하면서도 쉽게 '금리인하' 카드를 꺼낼 수 없는 배경이기도 하다. 에너지 가격이 둔화세에 기여한 만큼 증가세에도 쉽게 기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OPEC+ 감산과 중국발 석유수요가 몰리며 석유류 가격 상승이 예상되며, 아직 금리로 조이고 있는 물가를 풀기 어려운 상황이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가 3일(현지시간) 다시 한번 0.25%p 금리인상을 결정하며 금리 역전폭도 커졌다. 에너지 가격에 더해 금리 역전폭이 달러 강세를 야기하며 수입물가를 끌어올릴 것이라는 우려도 확산되고 있다.
에너지 가격이 주도한 둔화세가 뒤집히면 더 큰 상승이 유도될 리스크도 존재한다. 서민 부담을 이유로 계속해서 미루고 있는 생활요금 인상도 불안요인으로 남아 있다. 대표적으로 7%대인 외식물가의 추가 인상 여지는 높다. 정부가 식품업계에 '가격인상을 자제해달라'는 메시지를 연일 전하고 있지만 기업들이 이를 계속 유지할지는 미지수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지난달 21일 커피, 햄버거, 치킨 등 외식업체 및 유관단체를 만나 가격인상 자제를 요청했다.
식품업계는 생수·아이스크림·주류업계가 가격을 동결하거나 인상계획을 미뤘다. 하지만 외식업계는 상황이 다르다. 식품업계와 달리 가맹점주들이 본사에 인건비 임대료 인상 등을 이유로 가격인상을 요청하는 사례가 많다. 무조건 인상 자제가 어렵다는 것이다. 한국전력의 전기요금 인상도 여름철 '냉방비 폭탄'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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