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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최악의 위기 맞은 자영업

[자영업자의 사라진 봄] '허리휘는 빚' 부담에도 금융권 문 두드리는 사장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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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서울의 한 시장에서 손님을 기다리는 상인들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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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들의 빚이 날이 갈수록 늘고 있다. 은행과 비은행 등 제도권 금융기관을 통해 융통한 자영업자대출 규모는 작년 연말 1000조원을 훌쩍 뛰어넘었다. 자영업 차주들의 부채의 질 역시 악화돼 은행 연체율이 5개월 연속 상승했다. 여러 금융기관에서 돈을 빌리는 다중채무자도 늘고 있다. 이에 올 연말 자영업자 부실 리스크가 크게 높아질 것이라는 경고가 나온다.

한국은행과 금융당국에 따르면, 작년 말 국내 자영업자대출 잔액 규모는 1020조원(1019조8000억원)에 육박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한은이 금융안정보고서를 통해 발표한 작년 3분기 자영업자대출 규모(1014조원대)보다도 6조원 가까이 증가한 수준이다. 업권별 비중으로는 은행권 대출이 618조5000억원(60.7%), 비은행이 401조3000억원(39.3%)으로 확인됐다.

자영업자 대출은 업권을 막론하고 증가세다. 실제 은행권 대출의 경우 2021년 말 586조3000억원대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1년 새 5.5% 증가했다. 은행보다 금리 부담이 높은 상호금융과 저축은행, 카드사 등 2금융권의 문을 두드린 자영업자는 이보다 더 빠르게 늘어 작년 말 비은행 대출은 1년 전(322조9000억원)보다 24% 이상 급증했다. 자연스레 비은행 대출 비중도 지난 2020년 33%, 2021년 35%대에서 점차 확대되고 있다.

자영업자들의 이 같은 상황은 작년 하반기부터 '빚 줄이기'에 주력하고 있는 가계대출과는 다소 상반된다. 실제 금융위에 따르면 지난해 9월부터 지속된 가계대출 감소 추세는 지난달까지 이어져 올 들어 석 달 동안 가계대출 잔액은 18조원 이상 줄었다. 이처럼 가계 대출자들이 높아진 금리와 이자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대출 상환에 전력하는 반면 자영업자 차주들은 고금리를 감수하고라도 자금 융통에 힘을 쏟고 있다.

대출 규모보다 더 큰 문제는 자영업 차주들의 '대출의 질'이 악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앞서 언급된 비은행 대출 증가세와 맞물려 여러 금융기관에서 동시에 대출을 받은 다중채무자 차주가 늘고 있는 것이 대표적인 예다. 국내 자영업 차주 307만명 가운데 절반 이상(173만명)은 3개 이상 금융기관 등에서 대출을 받은 다중채무자로 분석됐다. 특히 자영업자대출 전체 규모의 70% 이상을 다중채무자가 차지한 것으로 추산됐다.

코로나 시국에 최저치를 찍었던 대출 연체율도 상승 중이다. 금융당국이 발표한 은행권 개인사업자대출 연체율은 지난해 6월 0.16%, 9월 0.19%, 12월 0.26%로 뛰더니 올 들어서는 0.33%(1월)까지 상승했다. 정부와 금융권은 중소기업·소상공인 등에 대한 대출 원리금 상환을 유예해주는 연착륙 방안을 2020년 4월부터 현재까지 시행 중이다. 해당 조치는 5차례나 연장됐는데 이로 인해 대출 연체율 개선이라는 착시효과와 부실 리스크를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한 대출금리 상승과 자영업자 매출 회복세 둔화 속 코로나 금융지원이 종료될 경우, 당장 올 연말 자영업자대출 40조원가량이 부실 위험에 놓일 수 있다는 경고도 나왔다. 한은은 자영업자대출이 코로나19 이전 추세대로 증가한다는 가정 하에 2023년말 자영업자의 부실위험규모를 추정한 결과 전체 부실위험 규모가 최대 39조2000억원(취약차주 최대 19조5000억원, 비취약차주 19조7000억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아주경제=배근미 기자 athena3507@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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