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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5 (목)

이슈 [연재] 뉴스1 '통신One'

[통신One] 17세기 하멜이 알린 韓, 세계적 수준 영화 들고 하멜의 고향으로 돌아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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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호리쿰 국제영화제, 한국 영화 총 4편에 관심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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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3일부터 16일까지 네덜란드 호리쿰에서 개최된 국제영화제, 올해는 한국 영화의 날로 4편이 소개되었다.(사진=차현정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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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인트호번=뉴스1) 차현정 통신원 = 올해로 7회를 맞이하는 네덜란드 호리쿰 국제영화제(International Film Festival Gorinchem :IFFG)가 이달 13일부터 16일까지 나흘간 ‘노 필터(No Filter)’라는 주제로 열렸다.

17세기 우리나라를 유럽에 최초로 소개한 하멜 표류기(Hamel's Journal And A Description Of The Kingdom Of Korea 1653-1666)의 저자 헨드릭 하멜의 고향인 호리쿰시(Gorinchem시)는 우리와 각별한 인연이 있는 곳이다. 2015년에는 하멜 기념관이 설립되어 한국 문화 소개 공간과 한국 작가들의 작품이 전시되고, 네덜란드에서는 최초로 초등학교에서 한국어를 가르치기도 했다. 또한 하멜에 거주했던 우리나라의 서귀포시, 강진군과는 이 인연을 바탕으로 긴밀한 교류를 이어가고 있다.

“소셜미디어 시대 모두가 화려한 필터를 갈아 끼우고 겉으로 보이는 삶에 집중하지만, 한걸음 물러나서 필터를 뺀 우리 삶의 담담하고 솔직한 모습을 보자는 취지로 No Filter 가 올해의 호리쿰 국제 영화제의 주제입니다.”라고 설명하는 총책임자 아니카 반 더 케비(Anika van der Kevie) 씨는 이 주제에 걸맞은 화제의 한국 관련 영화 4편을 네덜란드 관객에게 소개하게 되어 영광이고, 매우 섬세한 영화 내용을 바탕으로 휴머니즘이 무엇인지 일깨우는 수준 높은 한국 영화에 네덜란드 관객들은 완전히 매료되었다고 했다.

나흘간의 영화제에서 소개된 한국 관련 영화는 브로커(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 리턴투 서울(감독: 데이비 추), 헤어질 결심(감독 :박찬욱), 기생충(감독: 봉준호)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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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강호 주연의 영화 브로커가 상영되는 날, 관객들로 꽉 찬 호리쿰 필름 하우스.(사진=차현정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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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강호와 봉준호 감독 티켓 파워는 네덜란드에서도 고공 진행

지난 14일 현지시각 밤 9시, 한국의 배우 송강호가 열연한 영화 브로커가 상영되는 호리쿰 영화제에는 호리쿰시의 시장 부부, 하멜 기념관 관장을 비롯하여 한국 영화에 특별한 관심과 기대를 갖고 먼 거리를 마다하지 않고 찾아온 관객들로 발 디딜 틈이 없다. 칸의 남자로 이미 유명세를 치른 능청스러운 송강호 배우의 연기에 웃다가도 아이를 버릴 수밖에 없고, 또 버려진 아이로 자란 사람들의 이야기에 관객들은 의아해하다가, 이내 이 영화가 보여주는 수준 높은 스토리텔링에 고개를 끄덕였다.

네덜란드에는 한국 전쟁 이후 4천여 명이 넘는 한국계 입양아들이 살아가고 있기 때문에 네덜란드 관객들에게 우리 사회의 뼈아픈 현실을 돌아보게 하는 주제인 ‘입양’에 관련된 영화 두 편 (브로커, 리턴 투 서울) 이 이 영화제를 통해 소개된 것은 충분히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하는 참신한 선택이라는 반응이다.

영화제 총책임자 아니카 씨는 “우리는 한국 영화가 보여주는 고유한 방식을 존경합니다. 특히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크게 성장하는 한국 영화와 문화를 네덜란드에 소개하고 싶었습니다. 뛰어난 촬영 기법, 인상적인 대본, 훌륭한 배우들은 입양이라는 다소 민감한 주제에 외국인 감독의 눈을 통해 독특한 방식으로 비치기 때문에 우리 영화제의 주제인 노 필터와 부합합니다. 관객들은 기생충이 다시 상영되자 열광했고,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에 감동 받았습니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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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준 높은 한국 영화의 날카로운 사회 비판적 시각은 호리쿰 국제 영화제의 주제인 노필터와 부합한다고 설명 중인 총책임자 아니카 반 더 케비(Anika van der Kevie).(사진=차현정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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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세기 하멜 표류기를 통해 한국, 멋진 영화를 들고 하멜의 고향으로 돌아오다

영화가 끝난 뒤 관객들은 한참 자리를 떠나지 못하고 한국의 전통 한복과 태극기가 곳곳에 걸려있는 행사장으로 이동하여 한국에관한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호리쿰에서 세라믹 작가로 활동하는 요시엔 다먼(Josien Damen) 씨는 영화를 본 뒤 한복이 전시된 마네킹 앞에서 사진을 찍으며 지인들과 한국에 대한 추억을 나눴다. “오래전에 가족과 함께 한국에 방문했지요, 여러 해가 지나 한국 영화를 통해 한국과 다시 만나다니 감격입니다. 한국 영화와 문화는 그동안 엄청난 성장을 했다고 말하지만, 나는 이제야 알려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드러내는 날카로운 가시를 이렇게 유머러스하고 의미 있게 전달하는 방식에 감동했어요.”

하멜 표류기를 통해 서양에 존재를 알리게 된 한국, 370년이 지나 하멜의 고향인 호리쿰에 세계적인 수준의 영화를 들고 다시 돌아왔다. 370년 전의 하멜은 영화를 통해 두 나라가 이야기를 이어나가는 이런 날이 올 것이라 과연 상상조차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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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제 한켠에 마련 된 한복 전시관에서 많은 관객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했다.(사진=차현정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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