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서울 영등포구 양평동에 마련된 GS건설 영등포자이 디그니티 모델하우스를 찾은 시민들이 모형 주택을 살펴보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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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주택자인 직장인 이모(42)씨는 지난 4일 서울 동대문구 휘경자이디센시아 아파트 1순위 청약에 참여했다. 이씨는 “청약 가점이 높지는 않지만, 일반분양 329가구 중 추첨제 물량이 60%라 도전했다”고 말했다. 이 아파트 1순위 청약에는 1만 7013명이 몰리면서 51.7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서울과 수도권 아파트 청약시장에 훈풍이 불고 있다. 부동산 시장 침체가 이어지고 고금리 여파로 자금 조달 비용도 여전히 부담스럽지만, 추첨제가 부활하고 전매제한 기간이 수도권 최대 3년, 비수도권 최대 1년으로 완화되는 등 관련 규제가 대폭 풀리면서 ‘일단 넣고 보자’는 심리가 살아나고 있어서다.
실제로 1·3 부동산 대책 이후 서울 지역 청약 경쟁률은 상승세를 타고 있다. 규제 완화 후 서울 첫 공급 단지였던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자이디그니티는 지난 2월 1순위 청약에서 일반공급 98가구에 1만9478명이 몰리면서 198.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달 9일 분양한 서울 은평구 센트레빌 아스테리움 시그니처도 일반공급 214가구 모집에 2430명이 신청해 11.4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주택산업연구원(주산연)에 따르면 4월 아파트분양전망지수는 서울과 수도권 지역에서 전월 대비 상승했다. 이달 서울 분양전망지수는 86.5로 전월(82.2) 대비 4.3p 상승했다. 인천은 82.2로 지난달(61.3)보다 23.9p, 경기는 87.2로 전월(72.7) 대비 14.5p 각각 올랐다.
분양전망지수는 주산연이 주택 사업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것을 수치화한 것이다. 기준선인 100을 넘으면 부동산 경기가 좋아질 것으로 보는 업체의 비율이 높고, 100 아래면 반대의 경우를 의미한다. 전망지수는 기준선인 100을 밑돌고 있지만 6개월 연속 개선되면서 분양시장 심리가 나아지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주산연 측은 “분양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분양권 전매제한 기간이 대폭 줄면서 지난해 하반기 이후 확산한 분양시장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완화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대구의 한 아파트 건설 현장 모습.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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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지방 청약시장 분위기는 차갑기만 하다.지난달 청약을 진행한 전국 12개 단지의 일반공급 1순위 청약경쟁률은 2.5대 1에 그치며 전월(7.4대 1)보다 낮아졌다.
특히 청약을 진행한 12곳 가운데 7개 단지에선 청약 경쟁률이 1대 1에도 미치지 못하는 단지들이 줄을 잇고 있다. 지난달 거제에서 청약을 진행한 거제한내시온숲속의아침뷰는 일반공급 46가구 모집에 청약자가 단 한명도 없었다.
부산 지역에선 오션뷰를 내세운 해운대역푸르지오더원이 4.8대 1의 경쟁률을 보이며 선방했지만, 부산항 인근의 두산위브더제니스오션시티는 청약 미달률이 53.5%로 집계됐다.
이런 양상은 당분간 지속할 전망이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서울과 수도권은 수요가 있어 하락세가 완만해질 가능성이 있지만, 지방은 과거 집값 급등기에 몰렸던 투기 수요 등이 빠지면서 하락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곽재민 기자 jmkwa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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