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 KT 광화문빌딩의 모습. 2023.03.28./사진제공=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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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의 리더십 재건 작업이 첫발을 뗀다. 이사회가 사실상 와해된 가운데 주요 주주들로부터 외부 전문가를 추천받고, 이들에게 앞으로의 지배구조 개선 작업을 맡긴다. 그간 KT 이사회가 '그들만의 리그'라는 비판을 받았던 만큼, 검증된 명망가들에 기대어 앞으로 사외이사·대표이사 선출 과정에서의 잡음을 차단하겠다는 목표다.
KT는 5일 대표이사·사외이사 선임 절차와 이사회 역할 등을 점검하고 신뢰받는 지배구조 개선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뉴 거버넌스(New Governance) 구축 TF' 구성을 시작한다고 5일 밝혔다.
KT는 TF에 참여할 지배구조 전문가를 모집한다. 이를 위해 지분율 1% 이상의 국내외 주요 주주를 대상으로 추천을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했다. 국내에서는 최대주주인 국민연금과 현대차그룹, 신한은행, 해외에서는 티로우 프라이스, 실체스터 등의 기관투자자 등 총 17곳이 대상이다. 추천 자격을 명확히 하는 차원에서 '주주 연합체' 등은 제외하고, 개별 법인만 대상으로 정했다.
추천은 오는 12일까지 접수하며, 주주당 최대 2인까지 추천할 수 있다. KT는 "기업의 지배구조와 경영에 깊은 이해가 필요하다"며 전문가의 자격 요건으로 △기업지배구조 관련 학계 전문가(교수 등) △지배구조 관련 전문기관 경력자(연구소장 또는 연구위원, 의결권 자문기관 등) △글로벌 스탠다드 지배구조 전문가 등을 꼽았다.
김용헌 사외이사, 또 임기가 만료됐지만 후임자를 찾지 못해 임시로 자리를 지키고 있는 강충구·여은정·표현명 사외이사 등 4명의 이사진은 주주 추천한 명단을 심사, 5명 내외의 전문가를 TF 일원으로 확정한다. 또 TF에는 KT 법무실장과 재무실장 등 일부 내부 인사도 참여한다. 다만 주주들과의 소통, 법률 검토 등 제한적 역할을 담당할 뿐 TF의 의사결정에는 관여하지 않는다는 게 KT의 설명이다.
가장 시급한 과제는 사외이사 충원이다. 올해 초만 해도 KT의 사외이사는 8명이었지만, 차기 대표이사 선임을 둘러싸고 잡음이 커지면서 이강철·벤자민홍·김대유·유희열 사외이사가 차례로 사퇴했고, 당초 1년 재선임 대상이었던 강충구·여은정·표현명 사외이사마저 포기했다.
이사회 기능 회복을 위해선 7명의 사외이사를 모셔야 하지만, 후임자 추천 권한을 가진 4인의 현 이사진은 사실상 주요 주주들의 '불신임' 판단을 받은 탓에 주도적으로 나서기 어렵다. 이에 뉴 거버넌스 TF에 참여하는 5인의 명망가들에게 사외이사 충원의 실질적 권한이 주어질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또 이렇게 구성된 신임 사외이사진이 새로운 대표이사를 선출하게 된다.
다만 KT는 △대표이사와 사외이사 선임의 절차 △이사회 역할의 점검 △KT 지배구조의 발전 방향 제시 △지배구조 개선안 도출을 위한 외부 전문기관 선정 △전문기관에서 만든 지배구조 개선안의 검토 등을 TF의 역할이라고 밝혔다. 우선 이사진 선출의 '규칙'을 만드는 데 주력하지만, TF가 직접 사외이사 선출의 '심사위원'이 될지는 미지수라는 설명이다.
한편 TF는 오는 8월까지 약 5개월간 운영된다. KT는 "글로벌 스탠다드를 넘어선 국내 소유분산기업 지배구조의 모범사례를 구축하겠다"며 "다양한 이해관계자, 특히 주주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될 수 있도록 주요 주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변휘 기자 hynews@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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