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대격돌 앞두고 戰線 다변화
지난달 28일(현지 시각) 러시아 모스크바 인근 소도시 콜롬나에 우크라이나군이 띄운 것으로 추정되는 공격용 무인기가 추락해 있다. /트위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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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달 28일(현지 시각) 모스크바에서 동남쪽으로 약 110㎞ 떨어진 소도시 콜롬나에서 드론 한 대가 국영 에너지 기업 가즈프롬의 천연가스 시설 주변에 추락했다. 안드레이 보로뵤프 모스크바 주지사는 “민간 기반 시설을 공격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며 “사상자나 피해는 없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해 12월에는 러시아 서부 랴잔과 옌겔스의 공군 비행장이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습을 당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추락한 드론은 우크라이나제 소형 드론으로, 최대 비행거리가 800㎞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현재까지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이날 러시아 남부 크라스노다르와 아디게야 지역에도 드론이 나타나 러시아군이 격추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우리 군 방어 시스템으로 드론 2대 중 1대가 들판에 떨어졌고, 다른 1대는 경로를 이탈해 목표물에 피해를 주지 못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러시아 매체들은 크라스노다르 지역의 유류 저장고에서 드론 공격에 따른 것으로 추정되는 화재가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오전에는 러시아 제2 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의 풀코보 공항 상공에 미확인 물체가 발견돼 약 1시간 동안 항공기 운항이 전면 중단됐다. 현지 언론들은 군용기가 출격했으나 이 물체를 확인하지는 못했다고 전했다.
러시아 라디오 방송국과 TV 채널 서버에 대한 해킹 공격도 발생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일부 지역에서 공습 관련 정보가 발송됐지만, 이는 사실과 다른 거짓 정보”라고 밝혔다. 소셜미디어에 따르면, ‘모두 지금 대피소로 향하라’는 자막이 TV 화면에 올라왔고, 라디오에서는 사이렌 소리와 함께 “주의, 공습경보가 발령됐다. 모두 대피소로 향하라”는 경고 방송이 나왔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우크라이나와 서방의 스파이 활동 및 사보타주(고의 파괴 공작)가 증가하고 있다”며 대응을 강화하라고 지시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열린 연방보안국 이사회 회의에서 “서방 안보 기관이 러시아 내 테러리스트나 극단주의 조직을 부활시키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본토에 대한 드론 공격과 방송사 해킹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됐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28일 저녁 대국민 연설에서 “현재 가장 어려운 곳은 바흐무트”라며 “러시아가 끊임없이 군인을 보내고 있고, 전투 강도가 점점 거세지고 있다”고 했다. 올렉산드르 시르스키 우크라이나 지상군 사령관도 “러시아는 상당한 손실을 봤지만, 우리 방어선을 뚫고 도시를 포위하려 와그너 그룹의 돌격 부대를 투입했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미국과 핵군축 조약인 신전략무기감축협정(뉴스타트) 참여를 중단하는 법안에 서명했다. 지난 2010년 체결된 이 협정은 미·러 양국이 핵탄두를 1550개 이하로 줄이고, 핵탄두를 운반하는 미사일과 전략폭격기 등을 700기 이하로 줄이는 것을 골자로 한다.
미국은 ‘러시아 앞마당’으로 꼽히는 중앙아시아에서 외교전을 펼치며 지지 세력 규합에 나섰다. AP통신에 따르면,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이날 카자흐스탄을 방문해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을 만나고, 옛 소비에트연방 국가였던 중앙아시아 5국 외교장관과 일대일 회담을 했다. 블링컨 장관은 회담에서 “러시아의 서방 제재 회피를 돕지 말라”고 촉구하며, “러시아에 대한 의존을 줄일 수 있도록 2500만달러(약 330억원)를 추가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백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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