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인촌 "선악 동시에 표현…숙제 푸는 중"
첫 연극 원진아 "놓치면 후회할 것 같았다"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연극 '파우스트' 메피스토 역의 박해수(왼쪽부터), 그레첸 역의 원진아, 파우스트 역의 유인촌, 젊은 파우스트 역의 박은석 21일 서울 강서구 LG아트센터 서울에서 제작발표회를 마치고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2023.02.21. pak7130@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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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강진아 기자 = "즐거운 악몽을 꾸고 있어요. 괴테의 세계관에서 이를 파헤치며 놀고 있는, 신기한 경험을 하는 하루하루죠."
넷플릭스 '오징어게임'·'수리남'으로 글로벌 스타가 된 배우 박해수가 '파우스트'로 5년여 만에 연극 무대에 복귀한다.
박해수는 21일 서울 강서구 LG아트센터 서울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무대 생각이 간절했다"며 "제게 필요한 작품이 찾아와줬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다시 무대에 서는 작품이 '파우스트'이고 '메피스토' 역이라서 감사하다. 동시에 두렵고 무섭다"며 "쉬운 역할이 아닌 걸 알고 있고, 처음부터 악몽과 함께 시작했다. 새로운 세계관에 살면서 최선을 다해 연습하고 있다. 고전을 좋아하는데, 그 안에서 깊이 고민하며 행복을 느낀다"고 말했다.
"처음 괴테의 '파우스트'를 봤을 때 악인이 꼭 악인으로 그려지지 않은 게 놀라웠어요. '즐기고 감각적으로 행동하라'고 하죠. 선악이 불분명한 요즘 시대에는 악마스럽지 않은 모습이 더 보여요. 세밀하게 캐릭터를 만들어가면 관객들에게 '공감' 받는 메피스토가 되지 않을까 해요."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연극 '파우스트' 메피스토 역의 배우 박해수가 21일 서울 강서구 LG아트센터 서울에서 제작발표회를 하고 있다. 2023.02.21. pak7130@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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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해수가 무대에 오르는 건 2020년 11월 종영한 융합극 '김주원의 사군자_생의 계절' 이후 2년4개월 만이다. 연극으로는 2018년 '두산인문극장 - 2018 이타주의자'의 하나로 공연한 '낫심' 이후 약 5년 만이다. 다만 이 연극은 여러 배우가 1회차씩 나눠 출연한 스페셜 공연에 가까웠다. 제대로 연극에 출연하는 건 2017년 3월 종영한 '남자충동' 이후 6년 만이다.
'파우스트'는 독일 문학의 거장 괴테가 20대부터 집필해 60여년에 걸쳐 완성한 인생 역작이다. 선악이 공존하는 인물이 악마와 위험한 계약을 맺으며 이야기가 펼쳐진다.
박해수는 악마 메피스토를 연기한다. 신과 내기하며 파우스트에게 젊음과 쾌락을 선사하는 대가로 그의 영혼을 요구하는 제안을 건넨다. 그의 유혹을 받을 파우스트 역에는 유인촌이 나선다. 두 사람이 무대에서 호흡을 맞추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박해수는 2011년 LG아트센터에서 초연한 음악극 '더 코러스; 오이디푸스'로 같은 해 '동아연극상 유인촌신인연기상'을 받은 바 있다.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연극 '파우스트' 파우스트 역의 배우 유인촌이 21일 서울 강서구 LG아트센터 서울에서 제작발표회를 하고 있다. 2023.02.21. pak7130@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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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인촌은 1996년에 메피스토를 연기했고, 2012년 괴테의 희곡과 구노의 오페라를 바탕으로 한 연극 '파우스트-괴테와 구노의 만남'을 공연한 바 있다. 파우스트 역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끊임없이 열망하는 인간의 욕망을 담고 있는 역할"이라며 "학식이 높고 종교적으로 빠져있는 이 인물을 어떻게 그릴지 굉장히 고민된다"고 말했다.
"실제 파우스트처럼 인문학적으로 높은 학식을 가진 사람이 아니기에 연기할 때 어려움이 상당해요. 선과 악을 동시에 가진 인물이어서 다양한 면을 잘 표현해야 하죠. 이번 작품에선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았는데, 많이 하게 되더라고요. 숙제를 어떻게 풀고 무대에서 어떤 모습으로 관객들을 만날지 저도 궁금하죠. 남은 기간에 파우스트에 충실히 빠져볼게요."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연극 '파우스트' 연출 양정웅, 배우 유인촌(파우스트), 박해수(메피스토), 박은석(젊은 파우스트), 원진아(그레첸)가 21일 서울 강서구 LG아트센터 서울에서 제작발표회를 하고 있다. 2023.02.21. pak7130@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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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연극에 도전하는 원진아는 "무대 연기는 마냥 꿈 같고, 환상 같은 느낌이었다. 이번 기회를 포기하면 평생 후회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제가 걱정도, 겁도 많은데 이 작품은 하고 싶다는 욕심이 컸다. 연습이 한창 중인데 너무 잘한 선택이었다"고 말했다.
연극 '코리올라누스', '페르귄트', '햄릿' 등 셰익스피어 스페셜리스트로 불리며 고전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데 탁월하다는 평을 받아온 양정웅 연출이 지휘한다. 파우스트의 비극과 그레첸의 사랑을 중점으로 풀어낸다.
양 연출은 "지금 시기에 가장 필요한 연극이다. 현대사회에 끝없이 질주하는 욕망이라는 화두를 괴테가 저희에게 던져준다. 현대인들에게 많은 질문과 감동을 줄 것"이라며 "원작의 길이를 많이 줄였지만, 원작이 가진 괴테의 아름다운 문학적인 텍스트를 최대한 존중하고 반영했다. 또 현대적이면서 미장센적인 시각적인 연출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aka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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