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SG발 주가조작' 주범 라덕연에 징역 40년·벌금 2조3590억 구형

자본시장법·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등 혐의

檢 "가장 큰 원인 제공자임에도 책임 떠넘겨"

라덕연 "사회적 물의 일으킨 점 진정으로 송구"

"9개 종목 폭락사태 내 탓 아냐…주범 밝힐 것"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發) 주가폭락 사태 관련 주가조작 의혹 핵심으로 지목된 라덕연 H투자컨설팅업체 대표가 11일 오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2023.05.11. xconfind@newsis.com

[서울=뉴시스]홍연우 기자 = 검찰이 소시에테제네랄(SG) 증권발 주가폭락 사태 핵심 인물로 지목돼 구속기소된 라덕연(43) 호안투자컨설팅업체 대표에게 징역 40년의 중형을 구형했다.

검찰은 14일 서울남부지법 제11형사부(부장판사 정도성) 심리로 열린 라씨의 자본시장법·범죄수익은닉규제법·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조세) 등 혐의 결심 공판에서 그에게 징역 40년을 구형했다. 벌금 2조3590억원 및 추징금 127억원도 함께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이 사건 가장 큰 원인 제공자가 바로 라씨임에도 함께 기소된 공범들에게 책임을 떠넘기려는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부당이득의 규모가 막대하고, 다수의 피해를 야기한 점, 시세조종뿐 아니라 허위세금계산서 발급 등 추가 기소된 부분의 법정형을 고려하면 중형선고가 불가피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라씨 측 변호인들은 라씨에게 시세조종의 고의가 없었다고 반박했다.

변호인들은 "피고인의 초기 동업자가 제보하며 사건이 알려졌고, 수사기관은 제보자의 말만 토대로 사실관계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채 기소해 혐의 내용이나 범죄 수익 등이 정확하게 입증되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피고인은 매도와 매수 타이밍을 맞추지 않고 거래했으며, 그의 조직엔 실시간 매매가격을 관리하거나 통제하는 시스템도 존재하지 않았다"며 "시세조종의 고의뿐만 아니라 시세조종할 능력도 없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거래를 제대로 분석하기 전에 결론이 정해진 수사로 보인다"며 "피고인의 잘못에 대해선 합당한 처벌을 받아야겠지만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부분에 대해선 계속 다툴 것이고, 그러기 위해선 피고인이 방어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최종변론에 나선 라씨는 "제가 의도한 바는 아니었지만 결과적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점은 진정으로 송구스럽다"며 "수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준다고 생각하고 절차와 과정을 간과한 오류로 인해 결국 이들에게 고통을 주게 된 점에 대한 책임을 통감한다"고 했다.

그는 "지난해 4월24일 9개 종목의 하한가로 촉발된 이 사태는 절대 제가 의도하고 기획한 일이 아니"라며 "제가 잘못한 일에 대해서는 책임지고 어떤 처벌도 감수하겠지만, 이런 대참사는 돌아가신 아버지의 이름을 걸고 결코 저로 말미암아 벌어진 일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수많은 피해자를 만든 주가조작 주범을 밝혀내 이러한 사태의 재발을 막는 일이 제 소명이자 저를 믿고 따랐던 수많은 직원들과 투자자들에 대한 의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검찰에 따르면 라씨는 지난 2019년 2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미신고 유사투자자문업체를 운영하고 통정매매 등의 수법으로 8개 종목의 시세를 조종해 7377억원의 부당이익을 챙겼고, 이중 수수료 명목으로 약 1944억여원의 범죄수익을 받아 은닉한 혐의를 받는다. 이는 주가조작 범행으로는 사상 최대 규모다.

그에겐 지난해 11월엔 718억원 상당의 소득세와 부가가치세를 포탈한 혐의, 올해 4월에는 104억원 상당의 허위세금계산서를 발급한 혐의 등도 제기됐다.

검찰은 라씨의 같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직 프로골퍼 안모(34씨)와 변모(41)씨에게도 각각 징역 20년을 구형했다. 안씨, 변씨는 라씨의 최측근으로 그와 함께 '3인방'으로 불렸으며, 개인 투자자를 유치·관리하면서 주가조작에 깊숙이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들은 최종변론에서 '3인방'은 실체가 없는 프레임에 불과하고, 좋은 투자 기회라 생각해 영업에 나섰을 뿐 시세조종에 대해 인지하지 못했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검찰은 의사집단 영업을 한 혐의를 받는 재활의학과 원장 주모(51)씨에겐 징역 15년을 구형했다.

라씨 일당의 시세조종 범행에 가담해 은행 고객들을 투자자로 유치하거나 고객 돈과 계자를 알선하고 그 대가로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시중은행 기업금융팀장 김모(51)씨와 증권사 부장 한모(54)씨에겐 각각 징역 10년을 선고해 줄 것을 재판부에 요청했다.

이들 외 라씨 조직에서 투자자 유치·관리, 매매, 정산용 법인계좌 대여 등의 실무를 담당한 혐의를 받는 공범들에게는 범행 가담 정도를 감안해 징역 3~8년을 구형했다.

현재 서울남부지법에서 SG 증권발 주가폭락 사태와 관련, 라씨를 포함해 총 58명에 대한 1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라씨는 지난해 5월 구속상태로 재판에 넘겨졌으며 구속 1년 만인 지난 5월 보석으로 석방돼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고 있다.

라씨 등에 대한 1심 선고기일은 내년 1월23일 열릴 예정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hong15@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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