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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년 전 악성 '은토벤'으로 부활...뮤지컬 '베토벤'[강진아의 이 공연Pi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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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뮤지컬 '베토벤' 공연 사진. 1막 엔딩의 '너의 운명1'을 연기하는 베토벤 역의 박은태. (사진=EMK뮤지컬컴퍼니 제공) 2023.02.10.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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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강진아 기자 = 회색빛의 곱슬머리에 검은 롱코트를 입고 어딘가 고독해 보이는 한 남자. 세상을 떠난 지 196년이 됐지만 '악성(樂聖)'으로 불리며 위대한 음악가 중 한 명으로 꼽히는 베토벤이다.

창작 뮤지컬 '베토벤'은 평생 독신으로 살았던 베토벤의 감춰진 사랑 이야기를 그린다. 그가 사망한 후 유품에서 발견된 '불멸의 연인'에게 쓴 편지에서 영감을 얻은 작품이다. 불멸의 연인이 누구인지는 현재도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작품은 베토벤이 40대였던 1810년부터 1812년에 집중해 당시 교류했던 안토니 브렌타노(토니)를 주인공으로 한다.

뛰어난 음악적 재능을 인정받았지만 청력을 잃게 되는 베토벤이 토니를 만나 사랑에 빠지게 된다. 강압적인 훈육을 받은 어린 시절부터 후원을 빌미로 압박하는 귀족들을 겪으며 마음이 닫힌 베토벤과 너무 일찍 결혼해 사랑을 몰랐던 토니. 각자의 고통과 외로움 속에 놓여있던 두 사람이 서로를 통해 자유와 구원을 느낀다.

하이라이트는 무대가 양옆으로 넓혀지며 시원하게 열리는 1막 엔딩이다. 이 장면 하나를 위해 달려왔다고 해도 무방하다. 베토벤의 폐쇄적인 세상을 상징한 어둡고 답답한 구조의 무대가 이어지다가, 감정이 폭발하고 변화를 맞는 순간이다. 바람에 악보가 흩날리고 피아노 위에 올라가 천둥 번개 속에 지휘봉을 휘두르는 베토벤의 절규 같은 노래는 짜릿함을 준다.

2막에서 베토벤과 토니가 다시 만나게 되는 체코 프라하의 카를교 야경도 실제 다리의 낭만적인 분위기를 옮겨와 시선을 끈다. 청력을 상실한 베토벤이 악단을 지휘하는 신에선 무대 아래 오케스트라 피트에 직접 내려가 지휘하는 이색적 모습을 연출한다. 베토벤 내면의 감정과 음악은 6명의 '혼령'이 춤과 몸짓으로 표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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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뮤지컬 '베토벤' 베토벤 역의 박은태가 지난 1월19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언론 시연회를 하고 있다. 2023.01.19. pak7130@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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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뮤지컬 '베토벤' 출연 배우들이 지난 1월19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언론 시연회를 하고 있다. 2023.01.19. pak7130@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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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광 소나타'와 '운명 교향곡', '비창', '영웅 교향곡' 등 베토벤의 곡을 차용해 뮤지컬 넘버로 재탄생시켰다. 현대적으로 바꾸며 어색하게 들리는 면도 없지 않지만, 익숙한 선율이 들릴 때면 반가워진다.

극의 포인트는 곳곳에 있지만, 전체적인 아쉬움이 남는다. 7년여의 제작 기간이 걸린 작품으로 기대를 모았으나 이렇다 할 색다른 묘미를 찾기는 어렵다. 기존의 작품들과 비슷한 느낌으로 기시감이 더 크다. 서사의 설득력이 낮아 관객들 사이에서도 호불호가 크게 나뉘고 있다.

배우들의 열정 연기로 그 틈을 메우고 있다. 섬세한 감정 연기로 정평 난 박은태가 베토벤으로 완벽 변신했다. 뮤지컬 '모차르트!'에 이어 새로운 '은토벤'의 탄생을 알리고 있다. 호소력 짙은 목소리와 감성으로 천재 음악가의 예민하고 까칠한 모습부터 음악과 사랑에 고뇌하는 한 인간으로서의 베토벤을 그려낸다. 공연은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3월26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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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뮤지컬 '베토벤' 공연 사진. (사진=EMK뮤지컬컴퍼니 제공) 2023.02.10.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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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뮤지컬 '베토벤' 안토니 브렌타노 역의 옥주현이 지난 1월19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언론 시연회를 하고 있다. 2023.01.19. pak7130@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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