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안철수 '청년 구애' 경쟁... 총선 공천 신경전 격화

김, 홍대 인근 청년 지원단 YPT 발대식
수도권 출정식에 8000명 불러 세 과시
안, 수도권 청년 토크콘서트로 바닥 다져
'대권주자 당대표' 두고서 상호 견제구

국민의힘 당권 주자 김기현 의원이 28일 오후 경기도 부천시 중동 부천체육관에서 열린 '이기는 김기현 캠프 수도권 통합 출정식'에서 당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부천=연합뉴스

국민의힘 3·8 전당대회가 김기현 의원과 안철수 의원 간 양강 구도로 전개되면서 본선 시작도 전에 양측 간 신경전이 과열되고 있다. ‘친윤석열(친윤)' 주자를 표방한 김 의원이 28일 수도권 통합 출정식에 현역의원 28명을 포함해 지지자 8,000명을 집결시키며 세 과시에 나서자, 안 의원은 "무조건 사람들만 많이 모아놓고 행사를 하는 게 전대 취지에 맞느냐"고 직격했다. 김 의원도 차기 대권주자를 노리는 안 의원이 대표로 선출될 경우 '사심(私心) 공천' 가능성을 제기하면서 '대권후보 불가론'으로 맞불을 놓았다.

김 "대권주자 사심공천 우려" vs 안 "경험 없는 분의 단견"

두 사람은 29일 '청년 표심' 경쟁을 벌이며 신경전을 이어갔다. 김 의원은 국회에서 청년정책단 '청년 Y.P.T(Young People Together) 발대식'에서 "다음 대권에 나가야겠다고 생각하면 이번 총선 공천에서 자기편을 넣고 싶은 유혹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며 안 의원을 정조준했다. 특히 자신이 특정계파에 속하지 않은 채 정치를 해온 사실을 언급하면서 "저는 다음 대선 출마 마음을 접은 사람이고 그래서 공천 과정에서 가장 공정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차별화에 나섰다.

안 의원은 경기 양주에서 청년 대상 토크콘서트를 연 뒤 기자들과 만나 "대선에 대해 직접 경험을 안 해본 분의 단견"이라고 김 의원의 주장을 일축했다. 이어 "김 의원 스스로 울산시장 때 본인이 대권 생각이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지금은 우리가 대선 걱정할 때가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그는 전날 독거 어르신 난방 실태 긴급 점검 방문을 마친 뒤 김 의원이 대규모 출정식을 벌인 것에 대해 "내년 총선에서 어떻게 이길 것인지에 대한 비전과 정책을 보여주는 게 우선"이라고 에둘러 비판했다.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안철수 의원이 29일 오후 경기 양주 경기섬유종합지원센터에서 열린 수도권 청년들의 미래를 위한 토크콘서트에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양주=뉴스1

내년 총선 승리 전략도 차별화

당대표 비전을 두고선 차별화 전략으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새 당대표의 당면 목표인 내년 총선 승리 전략과 관련, 김 의원은 '윤 대통령 지지율'을 바탕으로 한 고공전을, 안 의원은 '수도권 야전사령관론'으로 각개전을 주장하고 있다.

김 의원은 "총선에서 가장 중요한 첫째 요소는 정당과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높아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친윤계 측 관계자는 "지난 21대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압승할 수 있었던 핵심은 당시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이라며 "이번 전대에서 대통령과 당이 원팀을 이루지 못하면 총선 전략은 백약이 무효"라고 말했다.

안 의원은 "내년 총선에서 진다면 윤석열 정부는 식물정부로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며 "가용 가능한 모든 자원을 총동원해 총선에서 압승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나라를 맡았으면 책임감을 갖고 민주당보다 앞서가는 정책들을 먼저 내놓고 국민 평가를 받고 산업도 발전시켜야 하는데 (국민의힘에) 들어와서 보니 인력이 너무 부족하다"고 꼬집었다. 총선 승리를 위해선 지금처럼 '친윤 프레임'에만 갇혀 외연 확장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다.

이동현 기자 nani@hankookilbo.com
손영하 기자 frozen@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