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도 배상책임보험 나왔지만… 드론보험 새 먹거리 어려운 이유는

[신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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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해보험사들이 드론 운항 중 발생하는 사고로 인한 배상책임 위험에 대해 보장하는 '드론 배상책임보험'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민·관 드론보험협의체'를 통해 드론보험약관의 표준안을 마련하고, 표준안이 반영된 상품을 출시한 것이다. 다만, 자기 기체에 발생한 손해를 보상하는 상품 마련은 단기간에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손해율부터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까지 해결이 필요한 과제가 여럿 있어서다.

손보사들, 드론 배상책임보험 출시

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 손해보험사들은 줄지어 '드론 배상책임보험'의 판매를 시작했다. 드론 배상책임보험을 출시한 손해보험사는 K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삼성화재, 현대해상화재보험, DB손해보험, 농협손해보험, 흥국화재, 한화손해보험, 롯데손해보험, MG손해보험 등 총 10곳이다.

상업용 드론의 경우 2020년 항공사업법 개정 및 드론법 제정에 따라 제3자에 대한 책임보험을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한다. 다만 이전까지의 경우 별도의 드론보험 상품이 아닌 일반적인 배상책임보험의 특약으로 판매돼 왔다.

이에 국토교통부는 드론 보험시장 활성화를 통한 가입자 권익향상 등 드론보험 개선을 위해 지난해 9월 '드론보험협의체'를 구성하고 관련협약을 체결했다. 해당 협의체에는 드론 배상책임보험을 출시한 10개 손보사와 국토교통부, 한국교통안전공단, 손해보험협회, 보험개발원, 보험연구원, 한국교통연구원, 한국드론기업연합회, 한국무인기시스템 협회 등 8개 관계 기관이 참여했다.

이후 최근들어 관련 표준안이 마련돼됐다. 표준안은 보통약관과 특별약관으로 구성됐다. 이중 상대적으로 위험도가 높은 운송업·대여업과 군집비행 등의 드론의 경우 가입자의 기본 납입료 부담 완화를 위해 특약으로 분리했다. 또 보상하지 않는 손해 항목 구체화를 통해 분쟁이 발생하지 않도록 책임소재를 명확히 했다.

이밖에 미성년자는 교관 또는 교사 등 감독자의 관리 아래 드론을 비행하는 경우 보상이 가능하며, 군용 드론은 실전에 배치되지 않고 교육용 등으로 활용되는 경우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자기 기체 피해 보상 상품 마련 어려운 이유는

금번 출시된 드론 보험은 이름 그대로 '배상책임보험'으로 드론 운용 중 타인에게 입힌 손해를 보상하는 상품이다. 다시말해 드론 운용 중 사고 등이 발생할 경우 자기 기체 파손에 대한 보상은 받을 수 없다.

현재 드론의 경우 자동차보험의 '자기 자동차 손해 담보'와 같은 본인 기체 손상에 대한 보상을 받을 수 있는 담보는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다. 농협손보가 관련 보장을 제공하기는 하나, 판매하는 상품의 농기계에 소속되는 드론 한정으로 일반적인 드론은 이용이 불가능하다.

드론의 '자기 기체 손해'에 대한 보장은 단기간에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이 부분에 대한 니즈가 부족한 데다, 관련 상품이 마련된다 해도 모럴 해저드를 잡을 방안이 확실치 않아서다. 특히 드론의 경우 사고 등이 발생하면 전손에 가까운 경우가 주를 이루다 보니 구조적으로 손해율이 높을 수밖에 없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우선 관련 상품에 대한 니즈 자체가 부족하다 보니 상품을 만들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못하는 데다, 손해율이 높을 가능성이 커 회사들 입장에서도 크게 반가운 상품으로 보기는 어렵다"며 "우선 드론의 보편화가 지금보다 더 본격적으로 이뤄지고, 소비자들의 니즈가 충분히 형성될 필요가 있어 빠른 시일 내에는 관련 상품이 나오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농협손보에서 농업용 드론 한정으로 자기 기체 손해를 보장하는 상품의 손해율이 너무 높아 골칫거리였다"며 "드론의 경우 기본적으로 사고가 날 경우 거의 대부분 자기 기체에 대한 피해가 큰 편인 데다, 모럴 해저드를 잡는 것도 쉽지 않다 보니 당장은 관련 상품을 마련하는 게 쉽지 않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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