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연대 "업무개시명령은 위헌" 헌법재판소에 판단 구한다

화물연대·공공운수노조, 서울행정법원 앞 기자회견

"애초부터 화물연대 파업 겨냥해 만들어진 표적입법"

"부당한 노동 강요받지 아니할 직업선택 자유 침해"

19일 오전 서울 양재동 서울행정법원 앞에서 열린 화물노동자 업무개시명령 위헌법률심판제정 신청 기자회견에서 이봉주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 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배두헌 기자]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는 19일 지난 총파업 당시 정부가 화물기사들에게 내린 업무개시명령이 '위헌'이라며 헌법재판소에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했다.

화물연대와 상급 기관인 공공운수노조는 이날 오전 10시 서울행정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업무개시명령은 애초부터 화물연대본부 파업을 겨냥해 만들어진 ‘표적 입법’"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들은 정부 업무개시명령에 대해 "입법 당시부터 위헌 논란에 휩싸여 비판과 질타의 대상이 됐다"며 "입법 이후 18년이 흐르는 동안, 역대 그 어느 정부도 감히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하지 않은 이유 역시, 이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구체적으로 ▷부당한 노동을 강요받지 아니할 직업선택의 자유 침해 ▷스스로 노동하지 않을 결정권을 보장한 행동자유권 및 계약의 자유 침해 ▷본인의 양심에 따라 옳은 행동을 취할 수 있는 양심의 자유 침해 ▷모든 노동자의 권리인 단결권-단체교섭권-단체행동권에 대한 위협 등 업무개시명령이 국민의 권리를 침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많은 운수산업 노동자 중 유독 화물노동자에 대해서만 업무개시명령을 가할 수 있다는 점에서 평등권 침해 ▷헌법과 국제규범이 금지한 강제노동 금지 원칙을 위반 ▷‘커다란 지장’이나 ‘상당한 이유’ 등 자의적 요건으로 정부의 입맛에 따라 임의로 처벌할 수 있게 된다는 점에서 형사법의 절대 원칙인 죄형법정주의에 반함 등 헌법 원칙에도 위배된다고 강조했다.

화물연대는 "특히 이번 업무개시명령은 정부의 치부와 잘못을 가리기 위해 사용됐다는 점에서 더욱 기만적이다. 애초 화물연대본부의 파업 돌입은, 정부가 6월 약속한 합의 사항을 지키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파업의 책임을 정부로 돌렸다.

이어 "지난 6월 화물파업 당시 안전운임제 지속과 품목확대 논의를 약속했던 정부는 그 뒤 6개월이 지나 안전운임제도가 일몰 위기에 놓인 이 순간까지 아무런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다"며 "오히려 대기업 화주의 입장에서 제도 개악에만 몰두해 왔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오직 통치자의 이익을 위해 법과 권력을 사사로이 휘두르는 이들을 일컬어 우리 역사는 독재자라 부른다"며 "노동자에게 계엄령과 같은 위헌적 업무개시명령을 당장 거두라"고 정부에 촉구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 달 29일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 안전운임제 일몰제 폐지 및 적용 폼목 확대를 요구하며 총파업에 돌입한 시멘트 운송 화물노동자를 대상으로 사상 초유의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한 바 있다.

이어 이달 8일에는 철강 및 석유화학 품목을 운송하는 화물노동자들에게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했다.

badhoney@heraldcorp.com

Copyright ⓒ 헤럴드경제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