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륜스님 (1953~)
“화단의 꽃들은 아름다움을 시기하지 않는다”
조회수 17억뷰··· 즉문즉설 이끄는 스님
“화단의 꽃들은 아름다움을 시기하지 않는다”
조회수 17억뷰··· 즉문즉설 이끄는 스님
물이 그릇 따라 그 형태를 나타내듯
인연과 때와 장소에 따라 우리의 존재가 규정됩니다.
그런데 우리는 자신의 현재 역할에 집착해서
자신이 마치 그것인 양 착각하고 있습니다.
바로 거기서 온갖 괴로움이 생겨납니다. ‘나’는 없습니다.
인연과 때와 장소에 따라 우리의 존재가 규정됩니다.
그런데 우리는 자신의 현재 역할에 집착해서
자신이 마치 그것인 양 착각하고 있습니다.
바로 거기서 온갖 괴로움이 생겨납니다. ‘나’는 없습니다.
법륜스님 [사진 = 연합뉴스] |
“승복이 나를 옭아매는 게 싫어서 신경 안 쓰고 살았더니 이렇게 됐네요.”
스님의 가사는 해져 있었다. 군데군데 구멍이 나 있었고, 올이 풀려 실밥이 나온 부분도 많았다. 왜 해진 가사를 입냐는 질문에 스님이 던진 답이다.
그러면서 스님은 젊은 시절 서암 큰스님과의 일화를 들려주었다.
스님은 출가 직후 기존 불교와 사찰 현실에 실망한 부분이 있어 서암 큰스님께 찾아가 공격적인 질문을 던졌다. 수행처가 이래서 되겠느냐는 젊은 스님의 질문에 큰스님은 현답으로 응수했다.
“여보게 중이나 절이니 하는 게 뭐 따로 있는가. 논두렁 밑에서라도 마음을 청정한 사람이 있다면, 논두렁이 절이고 그 사람이 중이지. 마음이 곧 도량이네.”
머리를 한대 얻어맞은 듯한 충격을 받는 스님은 그길로 정토회라는 다소 독특한 수행조직을 만들었다. 이곳에선 복(福)을 빌어준다는 이야기나 죽어서 어디에 간다는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그저 살아서 수행하고 세상에 도움에 되는 일을 할 뿐이다.
초겨울 어느 날 정토회 사무실에서 30여 년 동안 공동체를 이끌고 있는 스님을 만나 차담을 나눌 기회가 있었다. 사무실에 돌아와서 스님이 그동안 펴낸 책들을 훑어봤다. 이런 구절이 눈에 띄었다.
“행복하려면 나는 원래 이 정도 되는 사람이라는 걸 인정하고 긍정하면 돼요. 넘어지면 넘어지는 것이 나고, 성질내면 성질내는 것이 나입니다. 그런데 나는 쉽게 넘어지거나 성질내는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성질내는 자기 자신을 보는 것이 괴로운 거예요.”
“우리는 흔히 ‘이것은 옳고 저것은 틀리다’ ‘나는 맞고 너는 그르다’는 분별의 관점으로 세상을 봅니다. 그래서 늘 시시비비에 끌려다니고 자꾸 경계를 만들어서 스스로를 답답하게 묶어놓지요. 그런데 화단에 피어 있는 꽃들을 보세요. 형형색색으로 예쁘게 피어 있는 꽃들은 서로의 아름다움을 시비하거나 경쟁하지 않아요.” (‘법륜 스님의 행복’ 중)
스님은 ‘즉문즉설’로 유명하다. 지치고 힘든 일반대중들을 상대로 그들의 질문에 즉석으로 답변을 하는 온오프라인 프로그램이다. 관련 유튜브 채널의 누적 조회수는 무려 17억뷰다. 수백만 명의 대중이 그의 즉설에서 위로를 받고 있다.
스님의 다른 책 ‘반야심경 강의’에는 이런 구절이 나온다.
“물이 그릇 따라 그 형태를 나타내듯이 인연에 따라, 때와 장소에 따라 우리의 존재가 규정됩니다. ‘나’는 인연을 따라 여러가지 형태로 모습이 드러날 따름입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아내다, 자식이다, 승객이다 하는 역할에 순간순간 집착해서 거기에 의미를 부여함으로써 자신이 마치 그것인 양 착각하고 있습니다. 바로 거기서 온갖 괴로움이 생겨납니다. ‘나’의 고정된 실체는 없습니다.”
무릎을 쳤다.
하긴 화단의 꽃들은 모두 아름답다. 나도 그렇다. 허연 문화선임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