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2일 무지개가 그려진 티셔츠를 입은 그랜트 월 [사진=그랜트 월 트위터 갈무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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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을 취재하던 미국 출신의 기자가 경기장에서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축구전문 기자인 그는 월드컵 취재 과정에서 격무에 시달린 것으로 알려졌다.
AP통신, ESPN 등 외신은 10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축구기자 그랜트 월이 이날 카타르 루사일의 루사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8강 네덜란드-아르헨티나전을 취재하던 중 숨을 거뒀다”고 전했다.
월 기자의 근처에 앉았던 동료 기자들에 따르면 연장전이 진행 중일 때 월이 갑자기 쓰러졌다. 월 기자의 대리인인 팀 스캔런은 “기자석에 있던 월 기자가 연장전이 시작됐을 때 일종의 격심한 고통을 겪는 듯 보였다”면서 “즉석에서 소생술이 시도됐지만 결국 병원으로 옮겨진 뒤 사망 판정을 받았다”고 말했다.
48세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난 월 기자는 수 차례 월드컵을 취재한 베테랑 축구전문 기자였다. 그는 최근 월드컵 취재로 격무에 시달려 몸 상태가 좋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월은 숨지기 전 자신의 웹사이트에 “몸이 고장 난 거 같다. 3주 간 수면 시간이 부족한데 심한 스트레스 속에 일만 했다”며 “열흘 간 감기에 걸렸고 16강 미국-네덜란드전이 열린 날(4일) 증세가 더 심해졌다. 가슴 윗부분에 강한 압박과 불편함이 느껴진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또 메인미디어센터(MMC)에 마련된 의료실에서 기관지염 진단을 받아 처방받은 약을 복용했으나 증상이 나아지지 않았다고도 했다.
다만, 월 기자의 형제는 9일 인스타그램에 올린 영상에서 월 기자가 살해됐을 가능성을 주장했다. 월 기자는 경기장에 동성애자에 대한 지지를 표시하는 무지개색 티셔츠를 입고 입장하려다 저지당한 적 있다.
그는 “월은 건강했다. 그는 살해 협박을 받았다. 난 내 형제가 그냥 죽었다고 믿지 않는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미국 프린스턴대를 졸업한 월은 1996년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SI)에 입사해 2020년까지 주로 축구와 대학농구를 취재했다. SI를 퇴사한 뒤에는 서브스택을 통해 구독자들과 교류해 왔으며, 카타르 월드컵을 앞두고는 자신이 직접 개설한 홈페이지를 통해 취재 활동을 했다.
그는 SI 기자 시절인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한국에서의 체험을 ‘한국에서 보내는 러브 레터’라는 제목으로 올려 이 내용이 국내 언론에 보도되기도 했다. 당시 그는 32일째 한국에 머물고 자신을 ‘명예 코리안 아메리칸’ 으로 불러도 좋다며 한국 대표팀이 4강까지 올라간 경기장 안팎에서 놀라운 일이 그치지 않았다고 소개했다.
미국축구연맹은 월의 사망에 성명을 내고 애도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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