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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4 (화)

러 본토 피격에… 푸틴 “핵전쟁 위기 고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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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국무부 “절제되지 않은 발언… 절대적으로 무책임” 강력 비판

조선일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7일(현지 시각) 수도 모스크바에서 화상으로 러시아 인권이사회 연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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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7일(현지 시각) “러시아는 핵무기를 방어 수단이나 잠재적 반격 수단으로 간주한다”며 “핵전쟁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 본토의 군 기지가 우크라이나군의 잇따른 공습을 받자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고 경고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푸틴 대통령과 측근들은 전황이 러시아에 불리하거나 수세에 몰릴 때마다 핵무기 사용을 거론, 우크라이나와 서방을 위협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모스크바에서 열린 러시아 인권이사회 연례회의에서 “러시아는 미치지 않았고, 핵무기 사용을 언급한 적이 없다”면서도 “(전황이) 막다른 길에 달하면 러시아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영토와 동맹을 방어할 것”이라고 말했다.

AFP통신 등 외신은 “지난 5일 모스크바에서 불과 180㎞ 떨어진 랴잔의 군기지와 중서부 엥겔스의 전략 폭격기 기지가 우크라이나 무인기 공격을 받은 것에 대한 대응”이라고 해석했다. ‘핵무기’라는 선택지가 있음을 재차 강조해 러시아 본토 공격이 지속되면 ‘더 강력한 보복’에 나설 것임을 암시했다는 것이다.

푸틴 대통령은 앞서 지난 9월 말 헤르손과 자포리자, 돈바스 등 우크라이나 내 점령지를 러시아 영토로 합병하면서 “모든 수단을 동원해 러시아 본토를 보호하겠다”고 천명했다. 그러나 지난달 11일 헤르손주(州)의 주도 헤르손시를 우크라이나에 내준 데 이어, 이번에는 국경에서 480㎞ 떨어진 러시아 내륙의 군 기지가 공습을 당하는 ‘굴욕’을 겪고 있다. 러시아는 일단 지난 5일과 6일 우크라이나 전역에 100여 발의 로켓과 미사일을 발사, 또다시 에너지 기반 시설 파괴에 나섰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푸틴 대통령 발언에 대해 “핵무기에 대한 ‘절제되지 않은 발언’은 절대적으로 무책임하다”고 강력 비판했다. 그는 “핵전쟁은 있어서는 안 되고, 누구도 승자가 될 수 없다”며 “이는 러시아도 (수차례) 재확인한 입장”이라고 말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우린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내부를 공격하도록 독려하지도 가능하게 만들지도 않았다”면서도 “우리가 제공한 무기를 어디에 사용하는지는 우크라이나 결정 사항이며 이를 존중한다”고 말했다.

한편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이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행사에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민간인들로부터 전기와 난방, 수도를 뺏기 위해 매일같이 공습을 자행하고 있다”며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잔인한 공격에 맞서 스스로를 방어할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파리=정철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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