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조합원 비율 높은 시멘트와 대조적
노동계 "복귀율 낮아 명령 효과 없을 것"
특히 정유업계의 업무 복귀율이 저조할 것으로 관측되는데, 비조합원이 주를 이루던 화물연대 시멘트분야와 달리 정유 분야는 70% 이상이 조합원으로 구성됐기 때문이다. 결국 정부의 개시명령에도 화물연대 파업이 종료되기 전까지는 문을 닫는 주유소가 계속 늘 것으로 보인다.
5일 화물연대 등에 따르면 전날 윤석열 대통령은 정유와 철강 등 피해 업종에 대해 즉시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할 수 있도록 준비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따라 관련 조치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업무 복귀율을 낙관하기 힘들다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정유 분야 화물연대 총파업 참여자의 70% 이상이 조합원으로 이뤄져 있기 때문이다. 비조합원은 20%대인 것으로 전해진다. 총파업에 다소 강제성을 띠는 조합원과 달리 비조합원들의 파업 참여 여부는 자유로운 편이기 때문에, '업무개시명령'이 발동되더라도 복귀율이 현저히 높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지난달 29일 정부는 시멘트 분야 운송거부자에 대한 업무개시명령을 발표했다. 명령 직후 10%를 밑돌았던 시멘트 출하량(벌크시멘트트레일러, BCT)은 지난 3일 기준 8만4000t(톤)으로 평년 토요일 운송량(10만5000t) 대비 80% 수준으로 회복되고 있다. 레미콘 출하량도 이날 오전 평시 대비 50% 수준으로 돌아왔다.
정부는 업무개시명령이 효과를 보인 것으로 판단 현재 정유업계에도 비슷한 조치를 취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노동계는 시멘트분야와 같은 효과를 보기 힘들 것이라고 보고 있다. 같은 화물연대 소속이지만 시멘트분야와 정유 분야가 다소 다른 성격을 보이기 때문이다.
화물연대 측에 따르면 총파업에 참여한 시멘트분야 조합원의 3분의 2가 비조합원 소속이다. 업무개시명령과 함께 이들 비조합원이 현장으로 복귀했다는 설명이다. 실제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시멘트분야 운송거부자 중 현장 복귀자와 복귀 예정자는 전체의 66% 수준이다. 화물연대 측이 밝힌 비조합원의 비율과 비슷한 수치다.
정유 분야 운송거부자는 상황이 정반대다. 70%가 넘는 인원이 화물연대 소속 조합원인 만큼, 복귀율이 시멘트분야의 절반에도 못 미칠 가능성이 높다.
화물연대 관계자는 “시멘트 업계에서는 조합원이 아님에도 파업에 동참해 주시는 분들이 많았다”며 “업무개시명령 이후 많은 분들이 두려움에 현장을 복귀했으며, 노동조합 차원에서도 복귀 의사를 존중해왔다. 다만 정유 분야에서는 이탈자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유 분야 운송거부자들이 지난 6월 화물연대 1차 파업 당시에 참여율이 높았던 부분도 노동계의 주장을 뒷받침한다. 정유 분야 운송거부자들은 6월 화물연대 총파업 참여와 동시에 화물연대 산하로 별도 조직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파업 이탈자를 최소화하고, 노동자 간 단합을 높이겠다는 취지로 설립된 이 조직은 시멘트분야에서는 볼 수 없다. 또 설립 시기가 오래되지 않은 만큼 조합원들이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있다는 게 화물연대 측의 설명이다. 화물연대는 정부가 정유 분야에 대한 업무개시명령을 내린다 해도 복귀할 의사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지난 2일에는 논평을 내고 “국민의 안전과 화물노동자의 권리를 위해 투쟁하는 화물연대본부 파업에 더욱 힘차게 연대할 것”이라며 “그리고 더 많은 막말이 이어질수록, 연대의 강도도 함께 높아질 것임을 분명히 한다”고 조합원들의 총파업 참여를 독려해왔다.
화물연대 측의 예상대로라면 정부의 업무개시명령은 효과를 보지 못하고 품절 주유소는 늘어날 전망이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전일 오후 2시 기준 전국 재고 소진 주유소는 88곳으로 하루 만에 12곳이 증가했다.
서울에서 주유소를 운영하는 A씨는 “탱크가 동나는 주유소는 더욱 빠르게 늘어날 것”이라며 “수도권은 이미 한계상황이다. 지금 당장 복귀한다 해도 돌이킬 수 없는 피해가 발생했으며, 파업이 길어질수록 고통도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노조법 2·3조 개정 운동본부 회원들이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화물연대 탄압 중단 촉구 및 윤석열 정권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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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김성현 기자 minus1@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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