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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8 (수)

추위 떨던 고양이가, 내 車 안에…'노크'로 살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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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남형도 기자] [온기 남은 자동차 엔진룸에 들어갔다가, 시동 걸면 죽거나 주행 중에 떨어지기도…차 시동 걸기 전 엔진룸 두드리고, 운전석에서 발 굴러서 고양이 빠져나오게, 고양이도 살리고 車 수리비 '수백만원' 막을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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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동물권행동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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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3일, 추운 겨울 날씨였다. 동물권행동 카라 활동가들은 제보를 받았다. 성산2교 교각 난간 위에 아기 고양이가 웅크리고 있단 내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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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동물권행동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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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긴 인도도 갓길도 없는 곳이었다. 차들은 계속 쌩쌩 지나가고 있었다. 작다란 아기 고양이 홀로 빠져나오는 건 무리였다. 아래로 추락해도 도로라, 로드킬을 당하기 쉬웠다.

카라 활동가들이 구조하러 갔다. 아기 고양이는 잔뜩 겁을 먹은 상태였다. 머리를 빼꼼 내밀고, 까마득한 다리 아래를 바라보고 있었다. 숙련된 활동가가 고양이 뒷편에서 조심스레 잡아, 겨우 구조했다. 하마터면 귀한 목숨을 잃을 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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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겨울, 동물권행동 카라가 성산2교 교각 난간 위에서 구조한 3~4개월령 아기 고앙이 '비비'. 다행히 건강에 큰 이상은 없었다./사진=동물권행동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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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고양이가 대체, 어쩌다 도로 위에 떨어지게 된 걸까.

카라는 "겨울철에 추위를 피해 엔진룸 온기가 남아 있는 차량에 숨어 들어갔다가, 출발시 미처 빠져나오지 못해 도로 한가운데 떨어지기도 한다"고 했다. 엔진룸에서 쉬려다 까마득한 도로 한가운데 내던져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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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 생명을 잃기도 한다. 6~7개월된 아기 고양이 '릿지'는 지난해 11월 24일 성산대교 위에서 숨을 거뒀다. 교통사고로 복부에 큰 충격을 받은 게 사인이었다. 카라 활동가들은 추디 추운 날씨에 떠난 고양이를 위해 '릿지'란 이름을 지어주고, 홀로 아프게 떠난 존재의 명복을 빌었다.

심지어는 도로까지도 오지 못하고, 엔진룸에서 발생하는 열과 기계 움직임으로 인해 화상을 입거나 사망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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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진룸에 들어간 고양이./사진=동물권행동 카라


그럴 경우, 자동차 엔진 수리 비용도 든다. 김하연 사진 작가(52)"고양이가 들어가 엔진룸을 수리할 때, 차 수리하는 분께 직접 알아봤더니 국산차는 200~300만원, 외제차는 1000만원이 들더라"라고 했다.

그러니 고양이도 살리고, 자신의 차가 망가지는 것도 막으려면 시동을 걸기 전 '생명 노크'가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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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하연 작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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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가 출발하기 전 엔진룸을 똑똑똑 두드려, 고양이가 빠져나오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구체적으론 △차를 타기 전 엔진룸을 크게 여러번 두드리기 △차 문을 닫을 때 일부러 큰 소리가 나도록 닫기 △차에 타면 좌석에서 크게 발을 쿵쿵 구르기 △경적을 울리기(새벽이나 늦은 밤 제외) 등이 있다.

단 1분이면, 고양이도, 내 차의 엔진룸도 함께 살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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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운 겨울 바람이 불던 지난해 11월, 성산대교 난간 위에 고립되었다가 홀로 떠나야 했던 아기 고양이 '릿지'./사진=동물권행동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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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형도 기자 hum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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