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 행태를 보면서 이임보를 떠올린다. 그는 얼마 전 한 기고를 통해 같은 당에 속한 박지현 전 비대위원장과 ‘조금박해(조응천 금태섭 박용진 김해영)’를 비판했다. 근거는 “자기 정치를 위해 정당 내부에 쓴소리를 낸다”는 것이다. 이는 한마디로 이재명 대표를 향한 비판을 일절 하지 말라는 겁박에 가깝다.
이임보는 또 장마불명(仗馬不鳴)이란 말을 만들어낸 주인공이다. 두진(杜璡)이라는 간관(諫官)이 당시 정치를 비판하자 지방으로 쫓아버리고 나서 다른 간관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밝으신 천자가 위에 계시니 신하들은 그 뜻을 그냥 따르면 되는 것이지 무슨 다른 할 말이 있느냐? 너희들은 의장대에 줄지어 선 말[仗馬]을 보지 못했느냐? 온종일 소리를 내지 않으면서도 3품관의 사료를 먹고 있는데 만일 한번 소리를 지르면 그놈은 쓰지 않는다. 그다음에는 설사 울지 않는다고 해서 쓰겠는가.”
유시민씨 행적을 짚어보면 한순간도 공(公)에 선 적이 없다. 그저 자기가 속한 진영은 옳고 다른 진영은 틀렸다는 식으로 살아왔다. 이를 간(奸/姦)이라 하고 사(邪)라고 한다. 유시민씨는 역사에 관한 잡저들도 낸 것으로 아는데 역사에서 뭘 배웠길래 이런 행태를 조금도 부끄러워하지 않는 건지. 그나마 박용진 의원 반응을 보면 민주당 장마(仗馬)들은 침묵만 하지는 않을 듯하다. “조국 사태와 그 이후 그분이 주장한 대로 해서 당이 잘됐나?”
[이한우 경제사회연구원 사회문화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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