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연대 파업 첫날 곳곳서 운송 차질…기업 피해 가시화

철강·시멘트 기업 제품 출하 지장…항만 반출입량도 '뚝'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가 24일 0시를 기해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한 가운데 이날 경기도 의왕시 의왕ICD 오거리에서 화물연대 노조원들이 파업 출정식에 참석하고 있다. [의왕=임세준 기자]

[헤럴드경제=배두헌 기자]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가 24일 0시를 기해 총파업에 돌입하면서 전국 물류 거점의 운송 차질이 가시화하고 있다.

육로 운송이 막히면서 제품 출하에 차질을 빚는 기업이 나타나고, 주요 항만의 화물 반출입량도 급감했다.

화물연대는 이날 오전 16개 지역본부별 총파업 출정식을 열고 파업 시작을 선언했다.

수도권 물류 허브인 의왕 내륙컨테이너기지(ICD)에 모인 조합원 1000여 명은 사전에 집회를 신고한 의왕ICD 1기지 입구 교통섬 주변 왕복 4차로를 모두 막았다.

전남 광양항 국제여객터미널에는 조합원 2000여 명이 모여 대형 화물 차량으로 입구를 가로막고 물류 진·출입을 막아섰다.

정부는 2만2000명 가량으로 추정되는 화물연대 조합원 중 43%(9600명)가 총파업 출정식에 참여한 것으로 보고 있다.

기업체들은 제품 출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평소 하루 8000톤 물량을 출하하는 현대제철 포항공장은 이날 전혀 물량을 내보내지 못했다.

육로와 해상 출하량이 평균 2만7000톤에 달하는 강원 삼척 삼표 시멘트는 파업으로 육로가 막히자 해상으로만 2만5000톤을 출하했다.

동해 쌍용시멘트도 철도를 통해 4000톤 가량만 먼저 출하한 상황이다. 강릉 한라시멘트는 하루 평균 2만5000톤에 달하는 출하량 중 2만 톤의 물량이 나가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석유화학·철강 업체가 밀집한 전남 광양항과 여수국가산업단지·광양제철소의 물류 운송도 차질을 빚었다.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에서는 완성차를 각 지역 출고센터로 탁송하는 '카캐리어' 조합원들이 파업에 참여하면서 현대차 직원들이 일부 투입돼 완성차를 이송하고 있다.

제주도에서는 건설업계 건설자재 공급, 감귤 유통, 제주삼다수 수도권 운송 등에 차질이 예상된다.

전국 주요 항만 등 물류거점에도 비상이 걸렸다.

화물연대 조합원들이 입구를 가로막은 전남 광양항에서는 화물 운송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경기 평택·당진항의 컨테이너 부두 하역사와 육상운송 회사 대부분도 운영을 멈춘 것으로 알려졌다.

하루 2000여 대의 컨테이너 차량이 출입하는 평택·당진항에는 이날 오후까지 단 43대의 차량만 출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인천항 화물 터미널의 화물 반출입량은 전날의 절반 이하까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항만 당국은 파업 장기화에 대비해 임시로 쓸 수 있는 컨테이너 장치장을 마련하는 등 물류 차질을 최소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부산항만공사와 부산지방해양수산청은 터미널운영사의 수출화물 선적 반입 가능 기준일을 기존 3일에서 5일로 완화해, 파업 전 조기에 수출화물이 부두로 반입될 수 있도록 조치했다.

badhone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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