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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8 (화)

이슈 물가와 GDP

고병원성 AI 발생도, 확산세도 빨라졌다…고물가 속 계란대란 변수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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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연합뉴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세가 심상치 않다. 예년보다 한 달 가량 빨리 첫 농장 확진 사례가 발생한데다, 확진 속도도 지난해보다 두 배 가까이 빠르다. 자칫 대규모 유행과 살처분으로 이어질 경우 가뜩이나 대책없는 고물가 상황에 기름을 부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0일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에 따르면 지난 10월17일(19일 확인) 첫 발생 이후 전날까지 한달여 간 전국 가금농장에서 고병원성 AI 확진 사례가 총 18건 보고됐다. 지난해 가을에는 첫 발생 이후 31일이 경과한 날까지 가금농장에서 고병원성 AI가 총 10건 발생했는데 올해는 그 두 배 가까운 농장 확진사례가 확인됐다.

이달 4일 전북 순창의 산란계 농장 첫 확진 이후, 14일 강원도 원주, 18일 경기도 평택 등 산란계 농장 확진 빈도도 잦아지고 있다. 첫 산란계 감염 농장인 순창 농장의 경우 15만4000여마리를 사육하고 있었는데, 예방적 살처분까지 포함해 총 27만3000여마리가 살처분됐다. 농업관측센터에 따르면 9월 기준 전체 사육 마릿수(7586만마리) 대비 0.4%에 불과한 수준이지만, 향후 확산세를 예단하기 어려운만큼 안심하기는 이르다.

당장 올해 첫 발생 시점부터 너무 이르다. 야생조류와 가금농장 첫 확진 시점은 각각 지난달 10일과 17일로 지난해는 물론 2003년 이후 가장 빠르다. 109건의 농장 확진과 인근농장의 예방적 살처분으로 2700여만마리가 살처분 된 ‘2020~2021년 AI 사태’도 첫 농장 발생은 이보다 한달여 늦은 11월 26일이었다.

특정 지역만 집중되지않고 고병원성 AI가 전국에서 산발적으로 확인되는 것도 우려되는 대목이다. 고병원성 AI 확진 사례를 지역별로 보면 충북이 9건으로 전체 발생 수의 절반을 차지하고 경기 3건, 경북 2건, 강원·전북·전남·충남이 각 1건씩이다.

이 가운데 경북 예천은 고병원성 AI가 한번도 발생하지 않았던 지역이고, 충북 청주, 전북 순창은 는 5년여만에 고병원성 AI가 재발했다. 이 때문에 중수본은 철새 등 야생조류를 통한 AI 바이러스가 전국적으로 확산된 상태라고 보고 농장 방역을 한층 강화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방역당국은 특히 야생조류와 가금류에 대한 예찰을 강화하는 한편, 농장 방역수칙 준수에 공을 들이고 있다. 10만마리 이상을 사육하는 대규모 산란계 농가 인접한 지역내 수평전파가 시작되면, 살처분 규모도 걷잡을 수 없이 불어나기 때문이다.

앞서 대규모 살처분으로 1700여만마리의 산란계가 살처분 된 ‘2020~2021년 AI 사태’로 계란 30구 한판에 1만원에 육박하는 ‘계란대란’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계란값 안정을 위해 매일 4500만개 가량의 계란이 공급돼야하는데, 대규모 살처분으로 생산량이 4000만개로 500만개나 줄었기 때문이다. 제빵용 계란까지 부족해 가공식품가격까지 들썩이면서 정부가 계란 2500만개를 무관세 수입하고서도 계란값은 고공행진을 한 바 있다.

문제는 현재 물가상황이 당시보다 훨씬 좋지 않다는 점이다. 계란대란이 있었던 2021년 소비자물가는 전년대비 2.5% 상승했는데, 올해 소비자물가는 이 두배가 넘는 5%를 상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7월 7.1%, 8월 7% 등 농축수산물 가격 상승률이 소비자물가를 밀어올리다 겨우 주춤해진 상황에서 고병원성 AI가 예측불가능한 변수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중수본은 “현재까지 적극적 방역 조치로 다른 농장이나 지역으로 수평전파를 차단했으나 지난해와 달리 이른 시기에 넓은 지역에서 고병원성 AI가 검출·발생하고 있어 가금농장에서도 고병원성 AI 발생 위험도가 높은 상황”이라며 “고위험지역에 대한 특별방역을 실시하고, 전국적으로 강화된 방역조치를 추진하는 등 총력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호준 기자 hjl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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